유로저널 단독 건강 칼럼 (12) :
안구 건조증
봄은 건조한 계절이다. 그래서 가벼운 불씨라도 쉽게 불이 붙어서 커다란 산불이 일어나기도 한다.우리 인체에 있어서도 봄은 더 건조해지는 계절이다. 가을에 건조하고 차가운 기운이, 겨울에 차고 응축된 기운으로 모였다가, 봄이 되면 만물이 싹을 뜨면서, 숨겨놓았던 생명력을 싹 틔운다. 그러나 그 생명을 싹 틔우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수분이 필요하다. 에너지와 수분이 충분할 때, 봄의 새싹은 온 대지를 적신다. 그러나 대지가 메마를 때 생명은 피어나지 못한다. 우리 인체도 마찬 가지이다.온 몸 구석구석 영양분과 혈액이 충분히 공급될 때, 인체는 제 기능을 발휘해서, 생명력 넘치는 신체를 가지게 된다.
대지를 적시지 못하면 생명이 움트지 못하듯, 안구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할 때, 눈은 건조해지고, 뻑뻑해지고, 침침해 진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눈의 가장 바깥 부위인 각막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눈물은 눈물샘에서 나온다. 눈물샘의 위치는 양쪽 눈썹 바깥 부위 안쪽에 있다. 눈물샘에서 나온 눈물은 98%가 물이고, 0.4%가 단백질(알부민과 글로불린), 식염, 지방 등이 있고, 리소자임이 있어서 살균작용도 한다. 한의학 에서는 눈물의 기원을 혈액에서 찾는다. 혈액에서 일부 성분이 눈물샘으로 들어가서 눈물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눈물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는 주된 원인은 혈액이 제대로 눈 쪽으로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눈물샘은 뇌에서 나오는 12개의 신경 가운데 제7번째인 안면신경의 분지에서 나온 신경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눈물샘은 부교감 신경의 활성화될 때, 눈물이 분비가 잘 된다. 다시 말하면 마음이 편안할 때 눈물이 잘 분비되어서 눈을 적셔주어서, 각막이 촉촉해져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면, 눈물이 분비되지 않기에, 눈이 더 뻑뻑하다. 어찌 보면 안구건조증도 복잡하게 사는 현대인들의 병이라 할 수 있다. 늘 흥분되고 바쁜 마음으로 사니 눈이 더 피곤하고, 각막이 건조해진다.
안구건조증에 최근에는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이 추가되었다. 지하철을 타보면, 대부분 음악을 듣거나,스마트폰을 가지고 무언가를 한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바꾸긴 했는데 눈에는 치명적으로 나쁜 영향을 남겨놓았다. 현대인들을 지하철에서 조차 눈을 혹사하고 마음을 혹사한다. 눈은 또 가만히 있어도 수많은 정보를 자동으로 받아들인다. 보고 듣는 모든 정보들에서 우리는 뭔가를 추구하고 갈구하면서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간다. 잠시도 쉴 수 없는 마음들이 세상에 잠시라도 눈을 감고, 마음을 편안히 하면 안구건조증의 많은 부분이 사라질 것이다. 지하철에 있을 때 혹은 어느 장소를 방문할 때 조용히 눈을 감고 세상의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마음을 쉬는 것이 우리의 눈을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육체도 마음도 건강하게 할 것이다.
하루 분비되는 눈물의 양을 대략 1 ~ 1.5 cc정도의 적은 양이다. 안구건조증에서 병원에서는 인공눈물을 준다. 그러나 그것이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는 없다. 한의학에서는 안구건조증은 결국에는 눈 주위의 어혈을 치료한다. 눈 주위를 혈관을 침으로 사혈해서 어혈을 없애서 혈액 흐름을 좋게 하는 것이다. 또한 한약 중에서 혈액흐름을 좋게 하는 약은 결국 간의 혈액을 정화하는 약재들이다. 감국이나 결명자가 그런 역할을 한다. 청상자(맨드라미씨)도 그런 약재 중에 하나이다. 이런 것을 차로서 달여 먹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눈 주위의 혈점(穴點)을 자극해서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면 된다.눈 위, 아래, 옆 등을 엄지로 자극해서 기혈의 흐름을 잘 돌게 하면, 바로 효과가 난다. 우리 한의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눈 주위 혈점을 자극해주고, 눈 운동을 시키고, 시력을 측정해보면 시력이 그 자리에서 좋아지는 것을 본다. 이렇게 눈 운동, 한약, 침 요법을 쓰면서, 꾸준히 운동하면 눈의 나쁜 증상들이 조금씩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눈을 치료하는 한의사로서 본인은 라식이나 라섹 수술 없이 눈이 좋아지고, 안경 없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김선국 백세한의원 원장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박사 졸업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사졸업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겸임교수
HNH연구소 연구위원
(현) 백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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