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선대위원장 수락 부인과 무공천 무관심으로 현 체재에 불만 표출해
안 대표,무공천 주장 철회하고 여론 수렴에 나서면서 뒷심 부족 우려 표출해
최근 문재인 의원이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선대위원장 수락 부인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3월 야권 통합과 함께 기초선거 무공천을 공식 천명한 것에 대한 당내 반발에 대해 방관자세를 취해 안-김과 친노간에 난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양측간의 미묘한 감정싸움에 대해 정치권에선 창당 과정에서 소외된 친노 진영의 불편한 속내 반영과 함께 현 지도 체제에 대한 친노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문 재인 의원은 안철수 공동대표가 선대위원장직을 제의했고,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지난 4월 1일 기자들을 만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은 같다”면서도 “그런 중요한 직책을 맡는 게 아직은 좀 이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직책이 없어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선거를 돕겠다”고 밝혀 공식으로 부인했다.
또한, 문의원과 친노측은 문의원이 대선 당시 공약한 지방선거 정당 무공천 결의를 확고히 하고 있는 안철수와 김한길에 대해 당내의 반발이 만만치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의원은 어떤 입장 표현도 하지 않고 방관하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당 지도부의 일원이고 당내 소장파 진영의 핵심인 신경민 최고위원 등은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무공천은 작은 약속 지키려다 정작 큰 약속 못 지키는 바보 같은 짓”이라고 지적했으며 다른 인터뷰에서는 “무공천을 하느니 정당을 해산하는 게 맞다. 이번 선거까지 지면 여당이 트리플 크라운(총선·대선·지방선거 패배), 해트트릭을 당하는 것이다. 이는 전혀 명예롭지 않다”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야권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우상호, 김기식 의원 등 소장파 소속 의원들은 공천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재투표를 요구한 상황이다. 이에 앞서 문재인, 박지원, 박범계 등 범친노계 의원들도 무공천 재고의 뜻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한 지도부 인사는 “대선 패배 후 문재인 의원은 대권 재도전 시사 등 현 지도부와 무관하게 책임 없는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당의 무공천 방침에 대해 문 의원도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친노진영과 문 의원을 압박했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기초선거 무공천으로 이번 기초선거에서 상상 이상의 대패가 현실화될 경우 이를 빌미로 친노진영을 중심으로 지도부 사퇴와 새 지도부 선출을 요구 등 지도부 흔들기를 예상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이와같은 우려에 대해 친노 내부에선 " 창당 당시 친노를 철저히 배제한 데다가 최근 안철수·김한길 대표 측이 선대위원장 수락 등에 대한 ‘언론 플레이’등을 지적하면서 김한길 안철수 측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출한 것”이라고 서운함을 표현하고 있다.
‘문재인 사퇴 요구’로 논란을 빚은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머지않아 심대한 내부 당권투쟁으로 몸살을 앓을 것으로 봤다”며 “이런 위험을 미리 예방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새로운 지도부가 역사적 소명의식과 책임의식으로 당을 이끌기 위해 문재인 의원이 살신성인의 모범으로 당권투쟁의 현장에서 비켜서기를 간청했다”라고 밝혀 후일에 있을 야권 내 당권투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문 의원의 정계은퇴는 필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방선거 패배 후 야권 내 내홍 심화, 당권 투쟁, 조기전대 현실화 등 어두운 전망과 문의원의 거취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8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2년 대선 직전 대통령께서는, 저와 새누리당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과적으로 이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며 "약속을 중시하시는 대통령께서는
(공천 유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셔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함께 (무공천을) 약속한 야당 또한 치밀하지 못한 협상력과 치열하지 못한 투쟁력으로
공약실천을 이끌어내지 못한 점에 대해 반성해야하고 공천으로 회귀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이 기초공천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새누리당은 눈 앞에 이익을
택할 것인가, 선거 후 거센 정치적 혼란을 택할 것인가 선택해야한다"며 "선거는 공평하게 치러져야 한다.
여당은 공천하고 야당은 무공천해서 치러지는 선거의 결과는 공평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갈등 무공천 결정,
여론조사 50%+당원투표 50%
한편,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8일 당내 진통이 계속되고 있는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에 '여론조사 50%+당원투표 50%' 방식으로 무공천 철회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무공천에 대한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당내 불협화음을 정리하고, 안철수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에 청와대가 거부하자 무공천에 대한 입장을 유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따라 안철수의원은 정계입문 후 고비마다 기왕의 결정에서 급선회하거나 발을 빼는 모습을 재연하는 것이어서 신뢰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안 대표는 “정치의 기본을 바로세우고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는 제 원칙과 소신에는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소통하지 않는 정부여당에 대해 저희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힘을 결집해서 국민들의 뜻을 따르기 위해서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으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당의 결정에 그동안 무공천 공약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해왔던 조경태 최고위원은 PBC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당과 지키는 정당의 차이를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현장에서 고생하는 분도 있고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새누리당과 똑같이 한다면 새정치라고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발표 전날 까지도 '끝까지 정면돌파로 간다'며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안의원은 기초선거 궤멸 우려로 당내에서 재검토 내지 철회 압박이 강해 원칙의 일관성에다 결정의 민주성을 보완해 빨리 종지부를 찍고자하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 2일에만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도 민주당 출신 의원들이 “당이 기초공천을 하지 않을 경우 매우 불리한 선거 구도가 된다”며 위기감을 토로하자 즉각 반박하면서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각각 후보를 냈더라면 필패했을 것이고 통합 전 민주당 지지율은 10%대에 불과하지 않았느냐”며 “아무리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열심히 장외투쟁을 해도 성공하지 못했고, 지금 와서 기초공천 폐지를 철회한다면 과연 광역선거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겠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정치 입문이래 중대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발을 빼는 모습을 보여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한 사례, 지난 대선에서 후보직에서 물러난 사례, 신당 창당을 목전에 두고 민주당과 통합을 결정한 사례에 이어 네 번째로 '뒷심 부족'을 드러내 지지층을 실망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결정을 두고도 야권 일각에서는 투표 결과 무공천 방침이 바뀌면 안의원의 정치적 브랜드와도 같은 '새정치'의 원칙을 훼손하고 민주당과의 통합 명분, 즉 창당정신이 훼손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