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선거 앞두고 북한발 무인정찰기로 국민들은 당황스러워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백주대낮에 청와대 상공을 버젓이 떠돌아다니면서 수도권과 서해 5도를 촬영한 뒤 추락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동해안에도 북한의 것으로 보이는 무인기가 침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방지역의 상공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게다가 김관진 국방장관은 무인기 탐지소홀을 인정하면서 자폭기능까지 갈 수 있다고 답변하는 등 국방부 뿐 아니라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부처까지 대공감시를 강화하자며 전방위적으로 안보불안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발견된 무인기의 실체가 조악할 뿐 아니라 촬영한 사진의 정보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군사적 활용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가 특히 무인기에 대한 합동조사를 이례적으로 국가정보원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야권에서는 지방선거용으로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의원은 8일 “오비이락이긴 하지만, 이런 여론의 흐름을 보고 (지방선거용으로) 몰고 가려는 것 같다”며 “우리 국민은 그런 데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런다고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성준 의원도 “선거를 앞둔 안보위협 부풀리기 의도를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처음엔 책임을 면하려고 ‘대공용의점이 없다’고 흘렸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니 의혹을 증폭시켜 안보위험의식을 들춰내 넘어가려는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에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관련 대공용의점이 있을 때 늘 국정원이 하도록 돼 있다고 한다. 과거 천안함 때는 군 장비가 파괴되고 장병이 사망했기 때문에 당연히 군에서 주도했으나 이번엔 대공용의점이 있으니 (일종의 간첩사건으로 보고) 규정에 따라 그렇게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같은 논란에 대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은 ‘안보가 뚫렸다’고 하면 뚫린 것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북한이 도발할 경우 새누리당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고 야권이 현 정권의 책임론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방선거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지만 새누리당이 그동안 발목잡혀왔던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을 상쇄하는 계기가 돼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무인항공기 중앙합동조사팀의 발표에 따르면 파주와 백령도, 삼척에 떨어진 소형 무인기는 무인기 엔진과 연료통, 기체무게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한 결과 군사분계선(MDL)에서 15∼20㎞ 떨어진 북한군 전방부대에서 날려 보낸 것으로 분석됐다.
다행히도 국방부 대변인과 군사전문가들이 정찰용 무인기가 공격형으로 쓰였을 때 위험이 과장됐다고 지적하는 등 북 정찰 무인항공기 위협 요소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장(전 공군 전투발전단장)은 7일 저녁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항공무기체계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문제”라며 “소형무인기의 파괴력은 얼마나 폭발력이 있느냐와 얼마나 정밀하게 포격할 수 있느냐 문제인데 그와 같이 작은 기체는 수류탄 정도 이상을 실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밀 타격성에 관해선 “미사일이나 포탄과 달리 무인기는 수직 강하를 할 수 없다”며 “강하를 하게 되면 속도 증가에 따라 기수가 자꾸 들려 다른 미사일처럼 조준폭격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우리는 정찰 위성을 갖고 있어 주석궁전이나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손바닥 보듯이 보고 있어 북한으로서는 그게 정말 심각한 위협이면서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북한엔 위성이 없어서, 해상도 측면에서 인터넷보다 떨어지지만 비교적 최신 시간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때문에 이렇게 조악한 정찰 수단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중 사진정찰용 무인비행체가 효과는 높지 않지만, 우리의 심리적 부담을 주도록 몰래 왔다 갔다 하니까 이에 대한 대비도 갖춰야한다”며 “위협은 높지 않지만 대비하려면 돈은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 “무인항공기 침투, 10만 심마니 양성이 나을 것”
국방부는 지난달 24일 파주 무인기 발견 이후 (대통령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사건 직후 보고를 받은 뒤 보름이 지난 뒤인 7일에야 “북한제 추정 무인기가 우리나라를 전방위로 정찰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우리 군당국이 관련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것은 방공망 및 지상 정찰 체계에 문제가 있다”며 뒤늦게 사건의 심각성을 설파한 것이 되어 파장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은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은 무인기를 발견하지 못한 문제가 아니라 신고를 받고도 별 것 아닌 것처럼 숨기려고 한 것에 분노한다”며 “이런 군의 잘못된 태도는 군의 선거개입 등에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엄정하게 대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 통화에서 “삼척에 6개월 전에 떨어졌고 심마니에 의해 신고됐다”며 “자학적 표현으로 하면 국방부를 믿는 것보다 심마니 10만명을 양성하면 무인항공기를 막을 수 있지 않느냐하는 표현까지 나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