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목마름, 배움에는 나이와 무관-김재임 화훼장인
배움에는 나이와 무관하다는 걸 알게 해 준 화훼장인이 있다.
전 파독간호사 출신으로 금년 2월19일 한국 방송통신대학교 자연과학 농학과를 졸업한 올해 69세의 김재임 씨가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공부에 대한 목마름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듯 그녀는 바로 2011년에 새로 개설된 한국방통대 농학생명과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교 졸업시험에 집중하느라 전년도에는 추진하지 못했지만 2012년까지 3회째 한국에서 꽃꽂이를 배우는 학생들을 데리고 독일에 와서 국제화훼자격증 시험을 쳐서 모두 합격시킨 제자들이 100여명에 이른다.
2004년부터 독일연방화훼전문연합회(FDF) 한국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독일어 화훼 통역관과 화훼 강사, 또한 시험관으로도 활동 중이다. 한국에서는 2004년부터 서울여대 평생교육원을 비롯하여 한남대 외 여러 대학에서 화훼강사로 강의를 했다. 지금은 한세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독일플로리스트과정을 강의하고 있으며, 2학기부터는 한세대학교에서 화훼과를 별도로 교양과목으로 지정하게 될 계획에 있는데 그렇게 되면 화훼를 강의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공부에 한이 맺힌 건, 고교를 졸업한 뒤 전북도립병원 간호대에 입학했지만 졸업을 한 학기 남기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자퇴하게 된다. 그는 전북 완주 보건원에서 2년간 근무한 경력이 인정되어 1970년 8월 파독간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돈이 필요했던 그는 수당이 많은 밤근무를 주로 하며 번 돈의 80 %를 고향 부모에게 부쳤다. 자신을 위해서는 중고 피아노를 할부로 구입한 게 전부였단다.
피아노와 인연이 되어 현재의 남편을 만나게 된 그녀는 결혼 후 독일 중부지역 딘스라켄 순복음교회에서 성전 꽃꽂이 자원봉사를 하면서 플로리스트와 인연을 맺게 된다. 가정형편이 좀 나아졌고 애들 교육문제로 직장을 그만 두었던 그녀는 독일연방 상공부 관할 화훼전문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때가 그녀의 나이 만 50세. 얼마나 재미있게 공부했던 지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 책과 씨름하다 보니 엉덩이가 짓무를 정도였다고 회상하는 그녀는 이번 한국방통대에서도 꽃꽂이 강의를 하면서도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게 되어 대학교 총장으로부터 ‘평생학습상’을 받았다.
그녀는 이제 대학강의에 설 수 있는 자격을 얻어서 소원 하나를 이루었는데 앞으로 화훼전문대학을 세워서 재주는 있으나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한다.
졸업을 축하한다며 서울로 전화하니 ‘할렐루야!’ 로 반갑게 인사한다. 긴 전화인터뷰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있었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금년 겨울에 다시 학생들을 데리고 독일에 와서 국제화훼자격 시험을 치르게 할 거란다.
독일 유로저널 오애순 기자(mt.199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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