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로 인한 감기, 전정신경염, 중이염 등 후유증 가능성 주의
최근 한낮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고 있지만 아침, 저녁으로 큰 일교차를 보이며 감기 환자가 늘고 있다. ‘감기는 약 먹으면 7일, 안 먹으면 일주일’이라는 말이 있듯 감기 때문에 병원 가고 약 먹어도 별 효과가 없다고 해서 조금 쉬면 낫겠지 하는 이들이 많다. 문제는 감기 이후의 후유증. 대부분 감기 후유증으로 폐렴을 떠올리지만, 같은 호흡기 계통이 아닌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이상신호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를 앓고 난 이후 갑자기 어지러워 중심을 잡기가 어렵다거나, 갑자기 귀가 먹먹해진다거나, 통화를 할 때 한쪽 귀만 잘 안 들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감기 이후 청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원인은 감기를 일으킨 바이러스나 세균이 이관(耳管)을 통해 귓속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감기는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지만 감기 후 나타난 귓병에 대해서는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돌발성 난청의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면 청력이 100% 회복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요즘처럼 미세먼지 많고, 일교차가 클 때 걸리기 쉬운 감기를 앓은 뒤 주의해야 할 3대 귓병에 대해 소리 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 갑자기 귀가 먹먹하고, 한쪽 귀만 안 들린다면....돌발성 난청
감기를 앓은 후 갑자기 귀가 먹먹하거나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다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은 양쪽 귀에 증상이 나타나는 소음성 난청과는 달리 주로 한쪽 귀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겨울과 환절기 감기 후 돌발성 난청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아 감기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감기와 연관 없는 돌발성 난청도 있다. 이는 면역력 약화나 극심한 스트레스가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임상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돌발성 난청은 무엇보다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발생 초기에 신속하게 치료하지 못할 경우 정상적인 청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감기를 앓은 후 갑자기 귀가 먹먹하고 잘 안 들리면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소리 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은 “돌발성 난청 발병 2-3일 이내에 병원을 찾은 사람은 70% 정도가 청력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다. 반면 증상 발병 후 2주를 넘겨 병원에 찾아온 환자의 회복율은 30% 미만으로 현저히 떨어지게 되며, 심한 경우 청력을 잃을 수도 있다”면서 “갑자기 귀가 먹먹하고, 한쪽 귀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이명(귀울음), 어지럼증이 동반되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감기 이후 갑작스러운 고열에 귀 통증.... 급성 중이염
충분한 휴식으로 열도 내리고 기침도 멈춰 감기 증상이 호전되고 있을 무렵 갑자기 고열에 귀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어린아이들에게 자주 나타나는데, 코감기를 일으킨 세균이 이관을 통해 귀로 들어가 급성 중이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급성 중이염도 감기 증세처럼 ‘휴식을 취하면서 관리를 하면 저절로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정상청력을 갖고 태어난 소아에게서 청각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이 중이염이기 때문에 급성 중이염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급성 중이염이 만성화 되어 삼출성 중이염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청력의 저하를 초래하여 성장이나 학업능력까지 치명적인 손실을 받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따라서 한번이라도 중이염을 앓은 경험이 있는 아이라면 감기에 걸렸을 때 부모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리 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은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영유아의 경우 감기를 오래 앓고 난 뒤 귀를 만지면서 짜증을 내거나 불러도 잘 못 듣거나, 한 쪽 귀가 부어있거나, 귀의 통증을 호소한다면 중이염을 의심해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어지럽거나 구토나 오한증세... 전정신경염
갑자기 주변이 빙빙 돌면서 어지러워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면 전정신경염이 의심된다. 특히 감기에 걸린 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몸의 면역력 및 저항력이 떨어졌을 때 이관을 통해 감기 바이러스가 귓속으로 침투해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가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내이에 침투해 전정기관에 염증이 생기면 균형을 잡는 데 문제가 생겨 중심을 잡기 힘들고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때 나타난 극심한 어지럼증은 수 일간 지속되기도 한다. 심할 경우 구토나 오한, 식은땀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경우에 따라 전정기관과 인접한 청신경에도 영향을 미쳐 이명이나 귀가 먹먹한 느낌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병 초기에는 전정기능 억제제를 써서 증상을 완화시킨다. 초기에 약물 치료를 하면 심한 증상은 2~3일 내에 조절되어 일상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약물 치료 후에도 남아있는 어지러움은 평형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는 전정재활치료를 통해 평형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박홍준 소리 이비인후과 원장은 “전정재활치료는 고개 좌우로 흔들기, 일자로 걷기, 균형 잡기 등 여러 동작들이 있지만 가장 먼저 증상이 발병되면 병원을 찾아 이비인후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알맞은 치료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 등의 여러 자료를 통해 환자 혼자서 머리를 임의로 흔드는 행위는 이석증 등의 제 3의 증상을 유발시킬 수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 되면 찾아온다는 감기. 요즘에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까지 합세해 봄에도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이 요구되고 있다. 청결한 생활습관과 충분한 휴식으로 감기 등에서 회복이 되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는 법.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이명(귀 울음), 어지럼증, 귀 통증 등의 이상증세가 나타난다면 빠른 시일 내에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아 감기 후유증까지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유로저널 이인규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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