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국새와 고종 어보가 돌아왔다
6·25 전쟁 때 미군에 의해 반출되었던 대한제국 국새와 조선왕조 인장 등 문화재 9점이 60여 년 만에 고국에 돌아왔다.
반환된 인장 9점은 대한제국 국새인 황제지보(皇帝之寶), 순종이 고종에게 태황제(太皇帝)라는 존호를 올리면서 1907년 제작한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 조선왕실에서 관리 임명에 사용한 유서지보(諭書之寶) 등이다.
4월 25~26일 방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한제국 국새와 조선왕조 인장 등 문화재 9점을 반환했다.
6·25에 참전한 미군이 덕수궁에서 불법 반출했던 이 문화재 9점의 가치는 무려 157억원에 달한 것으로 평가되었지만,이들 문화재들은 미군의 부인인 80대 할머니가 불법반출 사실을 알고 “소유권을 포기하겠다”며 반납하는 양심적인 행동으로 반환이 이뤄질 수 있었다.
문화재청과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omeland Security Investigations, 이하 ‘HSI'/국장 James Dinkins)은 지난 17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6·25 전쟁 기간 중 미군에 의해 반출된 대한제국 국새와 고종 어보 등 인장 9과(顆, 인장을 세는 단위)의 반환을 위한 수사절차를 마무리하는 서류에 서명하였으며, 구체적인 인수절차를 진행해왔다.
대한제국 국새인 ‘황제지보’는 1897년 대한제국의 성립을 계기로 고종황제의 자주독립 의지를 상징하기 위하여 특별히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적 존엄과 국민 자긍심을 상징한다.
대한제국 국새 등 인장 9과는 애초 국토안보수사국(HSI)의 수사 일정상 오는 6월 이후 반환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문화재청은 관계기관과 함께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기에 반환될 수 있도록 지난 3월부터 국토안보수사국(HSI)과의 협의를 진행해 왔다. 미국 정부에서도 한·미 우호 관계 강화와 동맹국으로서의 한국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조기 반환을 결정하게 되었다.
문화재청은 이들 9과의 인장이 반환되면 조속한 시일 안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전시를 통해 국민에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체계적인 한·미 수사 공조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유입된 도난 문화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환수할 수 있도록 국토안보수사국(HSI)을 관장하는 이민관세청(ICE)과 ‘한·미 문화재환수협력각서’를 체결할 예정(2014년 하반기)이라고 밝혔다.
한국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urojournal16@eknews.net
1. '황제지보' 친임관칙지(황제가 직접 관료 임명 시 내려주는 임명장)에 사용
[이하 사진=문화재청 / HSI 사진 제공]
2. '수강태황제보' 1907년 고종을 '태황제'로 존봉하고 '수강'이라는 호를 올림
3. '유서지보' 유서(지방관찰자, 절도사 등의 임명장)에 사용
4. '준명지보' 출방(왕세자 교육 담당 관청) 관원 교지에 사용
5. '향천심정서화지기' 향천(헌종의 호)이 서화를 조사해 정하고 찍은 인장
6. '우천하사' 왕실의 수장품
7. '쌍리' 왕실의 수장품
8. '춘화' 왕실의 수장품
9. '연향' 왕실의 수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