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저널 단독 건강 칼럼 (17) :
심신 의학
심신의학은 육체의 질병을 단순히 육체적 원인에서만 찾지 않고, 심신 양면을 검토하는 학문이다. 우리가 긴장을 하면 교감신경이 흥분되어 맥박이 빨라지고, 입이 타고, 근육이 굳어진다. 한편 마음이 편안해지면, 육체는 편안해지고 소화도 잘되고 근육이 이완된다. 이렇게 마음의 상태에 따라서 우리의 몸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육체 자체의 원인만으로 인한 질병은 사실 사고나 부상에서 기인한 것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소화기 계통을 예를 들어보자. 소화기는 주로 부교감 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마음이 편안해져야만, 소화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항상 긴장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소화기에 문제가 있다. 흥분된 상태에서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궤양이나 위염은 마음이 편치 못해서 생기는 병이다.
불면증의 경우에도 심리적인 원인이 대부분이다. 뭔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마음을 그것에 집착하고 갈망하며 끝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혹은 슬픈 생각에 사로잡혀서, 분노로 온 밤을 지새운다. 결국 마음이 만들어낸 병인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늘 걱정하고 사는 우리 현대인들은 불면증의 소인을 안고 있다. 대략 15% 정도가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하니 심각히 고민해야 할 병이다. 불면증에 주는 신경안정제, 수면제는 마음을 편하게 한다기보다는,마음과 뇌의 기능을 저하시켜서 잠속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내 진료 경험상 수면제를 1년 이상 복용한 사람들은 수면제를 끊은 사람을 보지 못했다. 아마도 수면제의 계속 적인 복용이 뇌에게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듯하다. 초기 불면증의 경우에는 잠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지속적인 복용은 될 수 있으면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본인의 입장이다.
우리 한의원에서는 수화단(水火丹)이라는 한약을 만들어서 처방한다. 전통 동양 수련법에서는 인체의 위쪽의 심장과 폐와 얼굴, 머리가 있는 부위를 화(火)로 보았고, 아래쪽의 신장, 방광이 있는 곳을 수(水)로 보았다. 머리 쪽은 우리 인체의 정신이 모여 있는 곳으로 보고, 듣고, 맛보는 기능 들이 화기운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기능들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아래쪽으로 부터의 혈액과 영양분의 공급이 원활해야 한다. 주역에서는 화수미제(火水未濟)라는 63번째 괘가 있다. 위쪽으로는 너무 화 기운만 강하고, 아래쪽으로는 수기운만 강해서 소통하지 못해서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지 못하는 것이다. 아래쪽의 수기운이 머리 쪽으로 충분히 공급되어서 머리와 얼굴을 식히고, 반대로 머리 쪽의 화기운이 신장,방광, 대장으로 충분히 순환되어서 대사가 원활할 때 우리 몸은 건강한 것이다. 곧 주역 64번 괘인 수화기체(水火旣濟)처럼 우리 몸이 순환될 때 우리는 건강한 것이다.
많은 여자 분들의 경우에 하단전이 약한 것을 본다. 임신이나 출산으로 인해서 약해진 경우가 많은데, 호흡을 거의 가슴으로만 한다. 결국 얕은 호흡으로 인해서 마음은 작은 것에도 흔들리고 불안해한다. 깊은 복식 호흡만으로도 수화기제가 잘 되어 마음이 편안해지고, 몸이 순환이 되는 이치를 사람들이 모른다. 모든 근심, 걱정, 불안을 한 호흡 가운데 들이 마시어서, 내쉬는 호흡을 내뱉는 연습을 하다보면, 마음을 평온해지고, 늘 평화로운 상태가 될 수 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욕심으로 인한 집착, 그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 근심과 걱정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사실은 생존의 두려움으로 일어난다. 이 목숨하나 지키려고, 밥 못 먹고 살까봐 두려워서, 그것이 자꾸만 커져서, 이유도 모르면서 끝없이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 이 모든 두려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길은 성인들의 영역이지만, 우리도 매일 가만히 앉아서 스스로의 마음을 비우고, 두려움에 끌려가지 않는 마음을 연습해야겠다. 어차피 우리 목숨을 하늘에 달려있고, 이 땅에 있을 동안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하늘에 계신 분이 우리가 잘 살았다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늘도 그저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비우고 내려놓은 삶을 모두가 사시기를 기원해 본다.
김선국 백세한의원 원장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박사 졸업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사졸업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겸임교수
HNH연구소 연구위원
(현) 백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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