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윤상현, '노 전 대통령 NLL 포기 발언에 정쟁 재점화'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에서 물러난 윤상현 의원이 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말해 기존 여권의 주장을 뒤집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이임 소회에서 지난해 NLL 논란을 상기하며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느냐 안 했느냐 문제를 갖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것이 기억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포기라는 말씀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포기라는 단어를 4번이나 쓰면서 (노 전 대통령을) 포기라는 방향으로 유도했다”면서 “대통령이 그것을 강하게 반박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일국의 대통령이 NLL을 포기할 수 있겠나. 국가 최고 통수권자가 어떻게 영토를 포기할 수 있었겠나”라면서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NLL을 뛰어넘고 남포에 있는 조선협력단지, 한강 허브에 이르는 경제협력사업이라는 큰 꿈을 가졌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지난해 NLL 논란 과정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NLL관련법을 포기하자고 할 때 '네, 좋습니다'라고 말하고 NLL을 괴물로 표현한 장본인이 누구냐”고 공격한 바 있다. 새누리당의 이와 같은 주장에 따라 회의록 열람을 위한 국회 표결이 이뤄졌고, 이후 사상 초유의 '사초 실종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확산된 '노란 리본' 달기에 대해서도, "나는 됐다"고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 검사 출신인 김진태 의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색깔이 마음에 안 들어 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노란색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색이라 거부 반응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는 아예 "노란 리본을 달게 한 사람들을 발본색원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보수 진영의 '노란 리본 거부 반응'이 확산되는 추세다.노란 리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전쟁터에 나간 병사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나뭇가지에 매단 것에서 유래됐다. 세월호 참사 후 한 누리꾼이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란 문구와 함께 노란 바탕에 나비 리본 그림을 올리면서 국민적 추모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로써 윤상현 의원의 이번 주장은 기존 새누리당의 입장을 철회하고 당시 민주당 측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같은 윤 의원의 발언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에 NLL 문제에 대해 "정략적으로 써먼고 이제 볼일 다 봤으니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식으로 넘어가겠다는 황당하고 뻔뻔한 모습"이라 비판하며 공식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대통령선거 때 유세장에서 김무성 총괄본부장이 정상회담 대화록을 근거로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떠들어놓고는 대선 후 검찰 수사에서는 '찌라시'라고 말을 바꿨다. 이제는 윤 전 수석부대표가 새누리당 기존 주장의 근본을 아예 뒤집고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오직 대선 승리와 선거만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국가 이익을 저버리고 국민을 분열시키며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새누리당은 과연 어느나라 정당인가"라며 "새누리당 지도부의 진정어린 사과와 반성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한편,자신의 발언으로 이와같은 논란이 일자 윤 의원은 1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NLL에 대한 나의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작년이나 올해나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스스로 포기라는 단어를 안썼지만 사실상 포기라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음을 다시 한번 밝혀 둔다. 근데 왜 자꾸 입장이 변했다고 몰아가는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