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의 아시아 영화축제, ‘우디네 극동영화제’ 성황리 개최
제16회 우디네 극동영화제가 이탈리아 북동부에 있는 우디네(Udine)에서 개최됐다. 우디네 극동영화제는 1999년부터 시작된 유럽 최대의 아시아 영화축제로 한국, 중국, 홍콩, 대만,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의 영화 60편을 상영했다.
아시아의 정취를 흠뻑 느껴볼 수 있는 극동영화제를 찾아온 세계 각국 관객들의 열기와 기대로 인구 10만의 소도시 우디네는 1주일 동안 한껏 들떠 있었다. 유럽에서 접하기 힘든 극동영화에 대한 사랑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하고 드문 기회이기 때문이다.
영화제 개막작으로는 홍콩 감독 펑하오샹의 <애버딘>(2014)과 일본 감독 후지타 요스케의 <후쿠짱 오브 후쿠후쿠 플랫츠>(2014)가 선정됐다. 폐막작으로는 필리핀 감독 Siege Ladesma의 <Shift>(2013)와 일본 감독 타케우치 히데키의 <테르마이 로마이>(2012)가 마무리를 장식했다.
우디네 극동영화제는 액션과 스릴러 장르에 집중하면서 소설 같은 감성의 영화도 곁들였다. 펑하오샹 감독을 제외하면 홍콩 액션 영화의 대가인 임초현 감독(격전/Unbeatable, 2013 및 마경/That Demon Within, 2014), <메이드 인 홍콩>(1997)과 <두리안 두리안>(2000) 등을 통해서 국제영화제의 관심을 끈 프룻 첸 감독(더 미드나잇 애프터, 2014) 그리고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디아오 이난 감독(백일염화/Black Coal, Thin Ice, 2014)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었다.
한국 영화로는 송강호 주연, 양우석 감독의 <변호인>(2013), 연애의 희로애락과 이면을 그린 노덕 감독의 <연애의 온도>(2012), 하정우의 긴장감 있는 연기가 빛났던 김병우 감독의 <더 테러 라이브>(2013), 한재림 감독의 사극 <관상>(2013), 여중생 살인 사건을 다룬 이정호 감독의 <방황하는 칼날>(2013)이 초대됐다.
폐막식 전에, 경쟁부문 없이 관객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관객상이 유일한 수상부문인데 야마자키 타카시 감독의 전쟁 드라마 <영원의 제로>(2013)가 1등의 기쁨을 얻었고 <변호인>은 2등(블랙 드래곤 관객상)을 차지했다(작년에는 <남자사용설명서>가 관객상을 수상했다).
영화제와 관련한 축하공연과 이벤트도 풍성했다. 관객과 영화감독, 배우들이 나누는 대담과 인터뷰 그리고 코스플레 대회와 아시아 영화 관련 도서 전시 외에도 아시아 요리를 직접 배워보는 실습도 관객들의 열띤 참여 속에 진행됐다.
영화제에 참여한 평론가, 기자 등 영화 관련자들과 관객 수는 6만 명에 달했다. 머나먼 동쪽으로만 느껴졌던 극동 영화를 유럽에서 재발견하는, 다채롭고 재기 발랄한 축제는 내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이탈리아 유로저널 김대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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