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저널 단독 건강 칼럼 (21) :
이명(耳鳴)
귀에서 매미소리, 기차소리, 북소리, 천둥소리, 파도소리, 바람소리 등이 계속적으로 혹은 간헐적으로 들린다면 얼마나 괴로울까? 그런데 의외로 이런 이명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 그 발병원인이 명확치 않으나, 첫째로는 내이의 미로의 미로혈관에 순환이 되지 않아서 림프수종이 발생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내이(內耳)와 청신경로의 이상 자극으로 유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유발요인은 많으나 신진대사의 장애, 수분 및 염분 대사의 장애, 비타민 결핍설 등은 참고할만하다. 또한 최근에는 정신신경학적 스트레스도 유발요인으로 언급된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을 분류할 때, 허(虛)와 실(實)을 구분한다. 허라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기혈이 쇠약해지는 것이고, 실이라는 것은 인체의 정기(精氣)가 약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나 내부의 원인에 대항해서 인체가 강하게 반응하는 상태를 말한다.
사실 실증(實症)의 질병도 오래되면, 허증(虛症)의 증상을 띠기도 해서 허실을 구분하기가 곤란해지기도 한다. 하여튼 인체는 지나치게 항진되어도 안 되고 약해져도 안 된다. 삶이란 것이 중도의 길을 걸을 때 평온한 삶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삶이란 균형 잡힌 중용의 태도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모든 것을 대할 때, 윤택해지고 번영하게 된다.
이명의 원인을 한의학적으로 보면, 크게 실증의 원인과 허증의 원인으로 나눌 수 있는 바, 실증은 풍열(風熱), 간화(肝火), 담화(痰火)로 나누어지고, 허증은 신허(腎虛)가 원인이고, 허실을 구분할 수 없는 것으로는 심신불교(心腎不交)가 있다.
이상의 구분을 통해서 분석하고 나누어서 이명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가장 큰 원인인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명은 사실 노인들에게서 발생하고, 그것은 기본적으로 허증이며,따라서 신허가 주된 원인일 것이다. 그 다음의 원인은 좀 더 젊은 층에서 주로 많은 스트레스일 것이다.
한방에서는 귀를 신장에 배속시켜서, 귀를 보면 신장의 상태를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눈은 간의 볼 수 있고, 혀는 심장의 싹이라고 보고 있다. 혀가 심장의 싹인 이유는 심장과 가까이 있고 심장의 열과 화가 혀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혀가 빨간 사람은 열이 많은 것이고, 혀가 약간 검으면 열이 적은 것이다.
눈은 혈액이 도달하려면 먼 길을 가기에 혈액의 상태를 볼 수 있고, 그 혈액을 저장하고 추동해서 온 몸으로 보내는 저장소 역할을 하기 때문에, 눈은 간과 혈액의 창인 것이다.
그런데 신장과 귀는 그렇게나 멀리 떨어져 있는데 서로 연관시킨 이유가 뭘까? 물론 귀의 모양이 콩팥의 모양과 비슷하긴 하다. 그것보다는 신장에서 담당하고 있는 수분대사가 그 이유일 것이다. 신장에서 소변배출을 통해서 온몸의 수분을 조절하고, 전해질의 흡수 및 배출을 통해서 균형을 맞춘다. 앞에서 설명한 이명의 첫 번째 원인인 내이의 림프수종을 멀리서 총체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바로 신장이다. 신장과 수종의 관계로부터 귀의 건강은 신장이 주관하는 것이다.
이명의 치료에 있어서 서양의학에서는 뇌혈류개선제를 이용해서 귀 쪽의 혈액 공급을 원할 하게 한다. 한방에서는 물론 혈액개선을 염두에 두고 치료하지만, 더 깊게는 수분대사를 총괄하는 신장 쪽을 근본적으로 좋아지게 하는 육미지황원이나 팔미지황원으로 허증의 이명을 다스린다.
이명 말고, 급성의 어지럼증에 택사와 복령 두 가지로 이루어진 택사탕을 사용해서, 몸에 있는 수분을 강력하게 조절하는 것은 신장의 기능조절을 통해서 귀의 수분과 전해질 대사를 조절해보려는 깊은 뜻이 있었을 것이다. 이명을 다스리는 것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초기에는 그 원인을 찾아 몸속의 노폐물인 담(痰)을 없애고 혈액을 정화하면 가능하고, 오래되거나 노화로 인한 이명은 신장을 근본을 다스리면 된다.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보량의 70%가 눈을 통해서 들어오고, 나머지 정보는 귀를 통해서 주로 들어온다. 눈 보다 적은 정보이지만, 소리를 통해서 들어오는 것은 기쁨과 슬픔, 탄식과 환희의 소리들이다. 이런 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 귀가 평화롭고 세상이 평화로워지는 길이다.
김선국 백세한의원 원장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박사 졸업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사졸업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겸임교수
HNH연구소 연구위원
(현) 백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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