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인들의 유럽행 엑소더스
- 에리트레아 축구대표팀 네덜란드로 망명
2012년 우간다에서 개최된 시합에 출전한 이후 사라진 에리트리아 축구국가대표팀이 네덜란드의 한 서부 지역 Gorinchem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국을 탈주한 배신자라는 오명을 무릅쓰고 유럽행을 택한 선수들은 현재 네덜란드 정부가 연간 500건에 한해 허용하는 특별 난민으로 분류되어 보호받고 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EL PAÍS지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에리트레아 선수들은 해외원정경기를 주요 망명 수단으로 이용해왔다. 2006년 선수 4명이 케냐 경기 이후 도주한 사건을 계기로 에리트레아 정부는 운동선수들의 도주를 막기 위한 제도를 도입했으나, 2009년과 2011년에도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축구선수단의 탈주 시도가 이어졌다.
동아프리카의 반도, 소위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 위치한 에리트레아는 본래 에티오피아의 한 지역이었으나 수에즈운하를 둘러싼 유럽열강의 공세로 19세기 말 이탈리아의 식민지가 되었다. 20세기 중엽 다시 에티오피아 연방에 속했다 1993년 독립했으나 이후 이십 년이 지난 현재도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분류되는 에리트레아의 국민 대다수는 지난 삼 년 간 예멘과 에티오피아를 상대로 진행 중인 전쟁에 동원되고 있다. 미국대사직을 수행한 Ronald MaMullen은 끊이지 않는 국경분쟁과 일당 체제를 통한 독재로 고통 받고 있는 에리트레아를 가리켜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명명한 바 있다.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는 수천 명에 이르는 에리트레아 사람들이 해외로 도주하는 주요 이유 세 가지로 “억눌린 표현의 자유와 병역거부자 및 반체제 인사의 고문수감, 종교 박해”를 꼽았다. 유엔의 2011년 보고에 따르면 5백6십만 인구 가운데 70퍼센트에 달하는 국민들이 적절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네덜란드 거주를 위한 법적 절차를 앞두고 있는 선수들에게 Gorinchem의 축구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선수들을 받아들인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한 달에만 천 명에 달하는 에리트레아 인들의 망명 신청을 받아들인 정부가 폭증하는 난민 유입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사진: 브라질 선수 네이마르가 월드컵 추첨에서 에리트레아 국가명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출처: 로이터 Reuters
스페인 유로저널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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