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간암의 주원인은 술보다는 '만성 B형 간염'
한국 남성 암환자 발병률 2 위인 간암의 주요인은 음주보다는 만성 B형 간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간암 환자 10명중에서 만성 B형 간염이 7 명 이상, 음주가 2 명 이상, 그리고 C형 간염이 1 명 미만으로 조사되었다.
국내 간암 발생의 74.2%는 만성 B형 간염, 8.6%가 C형 간염에서 진행한 것으로 간암에 의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8.4명으로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로서 2위인 일본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또한, C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일반인 응답자의 89.6%가 C형 간염 검사를 받은 적이 없거나 검사 여부 자체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염 바이러스나 만성 음주로 간세포 손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간에 흉터가 쌓이며 간섬유화증을 거쳐 간경변에 이르게 된다.
합병증이 나타나기 전까지 간경변은 3분의 2 이상 진행돼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놓치기 쉬우나 한번 섬유화된 간세포는 정상세포로 회복되는 게 거의 불가능하고 간암으로 진행될 위험성은 5~20%에 달한다.
하지만 대한간학회가 지난해 일반인 3000명을 대상으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5%가 알코올이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으며 술과 담배만 피하면 간암 발생에 대해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22.8%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최근 간건강의 위중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간 검진율은 다른 5대 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2%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정민 교수는 'MRI를 이용한 만성 간질환 및 간암의 조기발견에 대한 최신 지견'에 관해 강연에서 간암은 국내 40~50대 남성암 1위로 폐암에 이어 치사율도 두 번째이나 검진율은 다른 5대 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교수는 "이처럼 낮은 검진율은 현행 표지자 검사(혈액검사)가 부정확한데다 확진을 위해서는 의사가 30㎝가 넘는 긴 바늘로 간 조직을 직접 떼어내는 조직검사법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직검사는 가장 정확하긴 하지만 두려움과 고통,긴 회복 기간,출혈 등을 동반하고 심지어 1만명당 한 명꼴로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최근 이런 간건강의 위중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간질환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논의가 늘어나는 실정"이라며 "간건강은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조기발견을 위한 관리체계 구축이나 만성 간질환의 효율적 관리 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유로저널 이인규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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