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제공하는 일자리, 여성에게는 매력 없어
인력수요가 높은 상위 5가지 일자리에 대한 성별 취업 비율을 비교한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괴리가 크며 고학력 여성일수록 이런 경향은 두드러졌다.
인력수요가 높은 상위 5개 일자리의 여성 취업 비율은 약 10.5%로 남성(약 18.1%)보다 약 7.6%포인트 낮았다.
여성의 학력별 취업 비율을 살펴보면, 고졸이하 약 16.5%, 전문대졸 약 3.4%, 대졸이상 약 1%로 고학력일수록 취업 비율이 낮게 조사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일과 삶의 균형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 결과에서 기업의 인력 수요가 높은 일자리는 여성, 특히 고학력 여성이 취업하기에 매력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근로조건, 유리천장과 같은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 임금 차별 등의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예측된다.
반가운 박사는 “여성의 고용률 제고를 위해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과 여성 차별 해소를 위한 정책을 지속·강화해야 한다. 또한 고학력 여성인력이 선호하는 직업을 창출하는 정부의 교육훈련 정책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영민 숙명여자대학교 교수가 ‘취업 중년여성의 직장적응과 지원방안'에 대해 2010년 이후 기업 입사 경험이 있는 36세∼55세 여성 35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재취업 중년여성의 현재 일자리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보통 수준(5점 만점에 3.01점)으로 조사됐다.
조사항목 12개 가운데 ‘왕복 출퇴근 시간’, ‘근로시간’, ‘직장 내 인간관계’ 순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승진평가시스템’, ‘복리후생’, ‘임금’ 등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이 높을수록 ‘근로시간’에 대한 만족도는 높고, ‘고용안정성’과 ‘직급/직책’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여성 고학력자의 경우 고용의 안정성이나 승진보다는 프리랜서나 시간제 근무를 선호하여 일자리를 선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영민 교수는 “중년여성의 직장 적응을 높이기 위해서 기업은 사내 고충처리시스템을 보다 여성 친화적으로 만들고, 직장여성들은 사내외에서 실시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들중 성상현 동국대학교 교수는 “여성고용 확대는 업무의 효율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경영혁신활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일의 양이 아닌 질을 우선시하는 관점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자영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자녀 양육과 가족을 돌보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성의 경력 단절이 유발된다.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하고 육아휴직·가족돌봄휴직과 같은 제도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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