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를 달려보자
뉴몰던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A3는 참으로 친근한 도로가 아닐 수 없다.
한인들이 밀집해 있는 뉴몰던의 지역 주민들은 물론 가까운 레인스파크, 노비톤, 써비톤에 있는 많은 분들도 테스코라는 대형 슈퍼마켓을 자주 이용하게 되는데 대부분 A3 도로를 이용한다.
써리를 관통하여 햄프셔에 끝자락 포츠머스까지 이어지는 A3근처에 있는 실버미어, 트레디션, 파포드등 왠만한 골프장은 물론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아름다운 위스리 마을과 이셔의 경마장, 가슨파크의 딸기농장 등등 A3도로 언저리에는 각종 위락시설은 가족끼리 혹은 동료끼리 즐길 수 있는 많은 곳들이 있다.
A3는 런던시내로 이루는 주요한 길목이기도 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도심을 떠나 넓은 풀밭에서 풀을 뜯는 한 무리의 양떼들과 울창한 숲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하여주는 도로이기도 하다. 포츠머스 아울렛으로 갈 때 혹은 매주 일요일 아침부터 열리는 길포드 카부츠 세일장에서 뭐 쓸만한게 있나 하고 가보고자 한다면 역시 A3를 이용하여야 한다. 서울에 가면 영국에 근무하였던 것을 인연으로 A3라는 친목단체가 있다 하니 A3는 이제 영국거주의 대명사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햄프셔의 쵸우턴 마을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을 만나고자 한다면 햄프셔에 있는 쵸우턴 이라는 작은 시골마을을 찾아야 한다.
제인 오스틴이 1775년 12월16일 배싱스톡 근처의 스티븐톤 이라는 곳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생가는 현재 없어진 상태이고 초우턴(Chawton)이라는 곳에서 많은 작품이 쓰여졌다.
인간이 가진 오만함과 그로인한 편견으로 가득찬 모습을 그린 1813년의 쵸우턴에 가려면 A31도로가 빠른 편이나 필자는 굳이 A3도로를 이용하라고 추천한다.
생명과 원시의 녹색이 아득한 바닷 빛의 하늘과 만난 것처럼 쭉 뻗은 A3를 지나 햄프셔에 들어서면 “Jane Austin's Hampshire”라는 안내판이 나온다.
햄프셔라면 인구150만에 윈체스터 와 포츠머스 등의 커다란 도시들이 있는 곳이 아닌가?
나는 “Jane Austin's Hampshire”이라는 안내판을 보고 그녀의 명성을 햄프셔 전체마을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낄수 있었고 우리가 본 받아야 할 자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해 보았다. 이윽고 들어선 B3006도로는 그 자체가 평온함이었다. 갑자기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면 오래된 주택들이 늘어선 Shelborne을 만나고 속력을 제한하는 이 작은 지방을 지나면 다시 넓은 밀밭을 지나 이내 초우턴이라는 팻말을 보고 왼쪽으로 급하게 차를 돌린다.
이내 작은 시골길을 지나 초우턴에 들어서면 런던과 뉴몰던 에서 보지 못하던 영국식 초가집을 만난다.
갈대잎 이나 밀집을 엮어서 지붕에 얻어놓은 이 영국식 초가집을 Thatched Cottage라고 하는데 주로 코츠월드의 옛 전통마을이 늘어서 있는 Hidcote Bartrim에서나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 옛 시골의 초가집과는 달리 지붕전체를 망으로 감싸고 처마부분을 정교하게 잘라서 다시 망으로 깔끔히 감싸놓았다.
몇 채의 초가집을 지나면 꽃으로 장식된 예쁜 영국식 선술집인 펍이 있고 오스틴의 가장 다정했던 친구이자 언니인 카산드라 이름을 붙인 카산드라 Cup Tea Shop을 밖에서 힐끔 들여다 보았다.
이내 맞은편의 오스틴하우스를 들어가기 전에 뒤에 있는 정원을 거닐어 보았다. 마침 불어오는 찬 바람에 힘겨워 이리저리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옆에 핀 장미 가시에 찔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조용히 벤치에 않아있노라니 시간과 공간이 1813년 으로 돌아가 오만과 편견을 쓰고있는 오스틴의 모습이 창너머로 보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제인오스틴의 쵸우턴 집구경하기
그럼 우선 쵸우턴의 오스틴하우스에 대하여 알아보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곳은 12월과 1월, 2월에는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는 점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오전 11:00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문을 열며 마지막 4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어른이 4파운드50이고 학생이나 노인 분들은 3파운드 50이다.
남자와 여자의 그릇된 차별과 관습을 불평등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똑 같은 기회가 주어질것을 요구하는 오스틴을 생각하며 방안으로 들어서니 찾는이 가 드문 듯 안내인이 벌떡 일어나 낯선 동양인을 반갑게 맞아준다.
설명을 요구하지도 않았건만 왼쪽에 붙어있는 가족사 벽판을 가리키며 오스틴의 부모와 형제들에 관한 이야기부터 들려준다. “오스틴은 1775년 12월16일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스티븐톤에서 태어났어요, 8명의 형제자매 중 7번째 아이였는데 두 살 많은 언니 카산드라를 빼고는 오빠가 5명에 남동생이 하나 있는 유복하고 행복한 가정이였답니다. 아버지는 옥스포드에서 공부하였고나중에는 옥스포트의 세이트존스 칼리지의 연구위원이 되었지요. 어머니 집안 역시 조상 중에 한분은 런던 시장이였고 시민 전쟁때 워윅에서 찰스1세에게 은신처를 제공하였던 그런 휼륭한 집안이였어요.”
오스틴이 누구길래?
세익스피어에게 햄릿이 있다면 오스틴에게는 오만과 편견이 있다는 말처럼 제인 오스틴은 산문분야에서 인간의 내면세계를 깊은 성찰로 파악하고 당대의 인간과 사회를 현실적으로 묘사했으며 도덕적 생활과 이해의 깊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였다.
스코트랜드의 위대한 시인 월터 스콧경은 오스틴의 소설을 모두 3번이상이나 읽었다고 하고 미국의 극작가 마크트웨인은 오만과 편견을 읽고 나서 천국으로 들어간 웨이터가 된 기분이였다고 회고한다.
“남자들은 유리한 위치에서 자기들의 이야기를 말하곤 하지요, 높은 교육도 남자들 차지예요, 책도 남자들만 쓰잖아요” (Persuation중에서)
“오스틴 이모가 없어서 너무 쓸쓸해요” 조카들을 무척 사랑하던 오스틴 이였기에 오스틴이 41세의 젊은 나이에 죽은 후 불 꺼진 이 집은 그야말로 슬픔 그 자체 이였으리라. 21세 때에 첫인상이라는 작품을 쓰기 시작하였으며 분별과 감성, 맨스필드 공원,엠마, 설득,등의 작품세계는 우리들의 삶의 인식과 방법에서 어떻게 다른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