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은 다수 다종의 암들 중에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치사적인 암으로 꼽힌다. 피부암환자의 평균수명은 다른 암들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또한 매년 전세계적으로 피부암으로 사망하는 환자수는 기아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아직 현대의학기술로는 피부암 완치가 불가능 할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전이를 되려 부추기게 되는 악 효과만을 갖고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구팀은 ‘인체 면역체’가 피부암에 저항하는 좋은 무기로 유용하게 사용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의견을 제시해 주위의 이목을 모았다. 연구진은 치사적인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흑색종(malignant melonomas)에 걸린 환자들 자신의 면역체계를 이용한 자가면역 메커니즘으로 악성흑생종의 전이를 제어하고 후퇴를 촉진시키는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시킨 셈.
악성흑색종은 멜라노사이트 또는 모반세포가 변이되어 악성화된 종양으로, 현대의학기술로는 치료하기 매우 힘든 질병 중 하나로 분류된다. 전형적으로 피부가 흰 사람에게 많이 생기고 야외에서 일을 많이 하는 경우에 발병 위험성이 높다. 대부분 사춘기 이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양인의 경우에는 발바닥, 손바닥, 손톱 밑과 같이 신체 말단부에 많이 생긴다. 아직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내는 피부세포인 멜라노사이트(melanocyte)나 모반세포가 악성화된 종양이라고 알려져 있다.
악성흑색종에 걸린 환자들의 평균 수명은 감염 후 9개월 안팎이며, 전체환자 중 단 20%만이 최대 2년 가량 살 수 있다. 암 중에서 전이와 악화진행이 가장 빠른 질병이며 나이가 어린 환자일수록 그 진행속도는 가속화 된다.
2004년부터 최근까지 집계된 국제보건기구(WHO)의 통계에 의하면 악성흑색종으로 사망한 환자수는 총1,777명에 이르며 전세계적으로 매해 평균 8,000명 이상이 이 질병에 감염된다고 알려준다.
현대의학의 악성흑색종 치료는 국소 도포치료등과 같은 외과시술 또는 고농도의 화학요법제의 사용으로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치료법들은 종양의 크기를 줄여주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지만, 종양의 재발을 제어하는데 있어서는 그 영향력을 행세하지 못하는 취약점이 있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즈빌대학(University of Louisville)의 제이슨 체스니 박사가 주도하는 미-영 공동 연구팀은 악성흑색종환자 본인의 면역체를 이용해 악성흑색종 암세포를 제어하는 치료법을 고안했다. 환자의 자가 면역체계는 인체 주 면역세포인 T세포을 이용해 암 세포를 공격하는데 혈액 속에 존재하는 T세포는 신체 방어 메커니즘을 담당하는 ‘제어 T세포’(Tregs)에 의해 그 분비량이 조절되게 된다. 이에, 체스니 박사는 이 면역 메커니즘을 역으로 이용하여 제어 T세포의 기능을 디프테리아톡신과 인터루킨2을 혼합한 약물을 사용해 무력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총 7명의 악성흑색종 환자가 연구의 대상이 되었는데 그 중 5명에서 악성종양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2차 재발이 일어나지 않음이 확인되었다.
한편, 이와 유사한 실험이 로스앤젤레스 서던켈리포니아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제프리 웨버 박사에 의해 이루어졌다. 웨버 박사는 제어T세포에 있어 중추가 되는 중요 단백질의 활동을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의 임상실험에서 25명의 악성흑색종환자들이 제어T세포의 단백질을 차단하는 항체를 투여 받았다. 총 21명의 환자들의 평균수명은 17개월 이상으로 연장되었고, 그 외 3명은 놀랍게도 암이 완치되는 결과가 있었다.
두 개의 악성흑색종 연구들은 모두 암초기 환자들에 있어서 다소 한정적으로 진행되었지만, 전세계 피부암치료 연구에 있어서 상당히 긍정적이고 흥미로운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이에 더해, 새로이 규명된 이 면역 메커니즘은 앞으로 제어T세포의 역할이 주류인 다른 암 연구들 전반에 걸쳐 유용하게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