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터키 한국문화원의 초청으로 터키로 연주 여행을 다녀왔다.
난생 처음 방문해보는 터키, 다녀온 사람들은 이구동성 모두 좋았다고 했지만 도무지 어떤 느낌일지 감이 오지
않았다, 터키 사람들을 가까이서 접해본 적도 없었고, 케밥이 매우 흔한
영국에서 10년 가까이 살았으면서도 아직 제대로 케밥을 먹어본 적도 없었기에.
보통 터키를 관광으로 방문하게 되면 이스탄불을 방문하는데, 부끄럽게도 나는 이번에 터키를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터키의 수도가 이스탄불인줄 알고 있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다가 ‘그럼 터키의 수도가 이스탄불이 아니란 말인가?’하시는 분들도 계시려나?
이스탄불이 워낙 터키의 대표적인 도시로 알려져 있고 국제공항으로서도 유명해서 그렇게 착각했던 것일 뿐, 터키의 수도는
앙카라(Ankara)였다.
이번 연주 일정은 터키 남부 해안도시 메르신(Mersin)에 위치한 메르신 대학교에서 ‘한국 음악의 밤’
콘서트를 갖고, 이어서 터키의 수도인 앙카라에서 한국 국경일 행사 및 터키 국립도서관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갖는 일정이었다.
터키에 도착하는 날 비행편이 지연되어
의외였던 점은 곳곳에 화려한 조명이 밤새 불을 밝히고 있었던 것. 이국적인 터키
전통 건축물들은 물론이고 일반 아파트에도 멋진 조명이 비추고 있었던 것이었다. 전기세가 만만치 않게 들텐데.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터키의 아파트는 한국의 아파트와 너무나 똑같이 생겼다.
다음 날 오전 메르신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다시 앙카라 공항으로 향했는데, 지난 밤 도착했을
때는 새벽 시간이어서 거리에 차가 없어서 몰랐는데, 차가 많은 아침 시간에 이동하면서 보니 의외로 터키 사람들의
운전 스타일이 무척이나 난폭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차들이 차선을 지키지 않았고, 또 어떤 도로에는 차선 표시 자체가 없었다.
보통 차선 변경을 하면 그쪽 차선에 끼어들 여유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차선을 변경해야 하는데, 터키 운전자들은 일단 들이밀고 보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영국이나 다른 유럽국가들에서는 거의
들을 수 없었던 경적 소리도 터키의 도로에서는 쉴 새 없이 들렸다.
저렇게 운전하면 반드시 사고가 날텐데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짧은 며칠 터키를 방문하는 동안에도 교통사고를 세
차례나 목격할 수 있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운전하는 것만 봐서는 무척이나 성미가 급해 보이는 터키 사람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면에 있어서는 느려터진 문화가 팽배해 있다는 점이었다.
들어보니 터키 사람들은 언제까지 일을 마치기로 해놓고도 절대 그 일정을 지키지 않으면서 무사태평이고, 정확히 제 시간에
시작해야 하는 것도 지연시키기 일쑤란다, 그렇게 느긋한 사람들이 왜 운전할 때만은 돌변하는지 도무지 미스터리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메르신에 도착하니 반팔을 입어도 될 만큼 날씨가 따뜻했고, 호텔방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이 일품이었다.
이날 저녁 메르신 대학에서 콘서트를 가졌는데, 콘서트를 마치고서 주최측에서 메르신의 맛집으로 안내해주셨고,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드디어 진짜 케밥을 맛보았는데, 그 푸짐한 양에 놀랐고 또
기가 막힌 맛에 놀랐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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