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체내에 있는 미량의 원소인 아연이 세포내 면역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새로이 밝혀졌다.
미국 생물학부문 권위지인 ‘세포생물학지’ 5월호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의하면, 일본 이화학연구소 (RIKEN)와 오사카대 (University of Osaka) 연구팀은 아연이 세포 밖으로부터의 자극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중개자(second messenger)로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세포내 중개자로는 기존의 칼슘이 대표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포 내에는 ‘소포체’라는 칼슘 저장고가 있고, 세포 밖으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칼슘이 소포체로부터 세포질 속으로 방출돼 세포에 신호를 전달한다.
연구팀은 면역담당세포의 일종인 비만세포를 자극하면 소포체 부근에서 아연이 방출되는 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이를 ‘아연 웨이브’(Zinc wave)라고 명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 아연 웨이브가 세포속 탈인산화 반응을 조절하고 있으며 세포의 다양한 신호전달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비만세포에서는 아연 웨이브가 면역에 관여하는 중요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아연은 단백질의 합성과 상처치유, 항산화 작용이라는 중요한 작용을 하고 부족하면.식욕부진, 성장지연, 피부 발진, 외상 치유의 장애 등이 나타난다. 아연의 주요 공급원은 모유이며, 고기류나 해산물, 정제되지 않은 곡물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유제품에는 비교적 적게 들어 있어 생우유를 오랫동안 섭취하면 철결핍증뿐 아니라 아연결핍증도 함께 생긴다. 과일과 채소에는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식품을 섭취할 때 아연은 단백질과 더불어 흡수율이 높다. 하지만 이외에 아연이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아직까진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구진은 비만세포를 자극해 특수한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실험에서 자극 후 몇분 만에 소포체 부근에서 아연이 다량 방출됨을 확인하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칼슘이 소포체에서 방출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연이 중개자로서 작용한다고 결론지었다.
오사카대 대학원 히라노 토시오 교수는 “세포 속에서 정보전달을 담당하는 물질에는 칼슘이나 지질 등 약 10종이 알려져 있다”라며 “다른 세포에서도 보편적으로 아연 방출이 일어나고 있다면 세포를 조절하는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