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장! 추장을 좀 불러 주시오. 할 얘기가 있소.”
“내가 추장인데 왜 그래.”
“당신들은 나를 잡아먹으려 하지요?”
“그럼! 백인 고기를 맛 본 것이 얼마만인데.”
“내가 죽는 것은 겁나지 않지만, 내 고기는 맛이 없어요.”
“그러면 우리가 속을 줄 알고.”
“정말이라니까요. 그럼 내 고기 맛 좀 볼래요?”
“그래, 어디 고기 맛 좀 보자.”
한 미국인 선교사가 아프리카 밀림에 사는 토인들에게 선교를 하려다 식인종들에게 잡혔다. 그들은 오랫만에 사람 고기를 먹게 되었다고 여간 들떠 있지 않았다. 이제 내일 밤 보름달이 떠오르면 선교사는 죽게 되는 것이다. 선교사는 갇혀서 죽음을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잡혀 있다가 갑자기 추장을 불렀다. 자기 고기는 다른 사람과 달라서 맛이 없다고 하면서 추장이 차고 있는 단도를 빌려서 자기 다리 깊은 살을 베어서 추장에게 먹어보라고 건네 준 것이다. 추장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선교사의 손에서 고기를 받아서 입에 넣고 씹어 보았다. “뭐 이렇게 맛없는 고기가 있어!” 추장은 화가 났다. 고기가 아무 맛이 없을 뿐 아니라 씹혀지지 않을 정도로 질기기만 한 것이다. 결국, 그 선교사는 풀려났고 ‘맛없는 선교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식인종 사이에서 자유롭게 다니면서 선교할 수가 있었다.
이 선교사는 젊었을 때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었다. 사고를 당한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얼마 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리가 끊어져 있는 것이다. 그는 “내 다리! 내 다리!” 하면서 한없이 울었다. 친구들이 찾아와서 위로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너희들은 다리가 있으니 그런 말 하겠지. 너희들도 다리가 없어봐!” 하면서 고함을 질렀다. 얼마 후 그는 고무 다리로 옛날 다리를 대신한 채 병원 문을 나섰다. 그는 세상에 사는 맛을 잃고서 늘 실망 속에 빠져 있다가 어느 날 신앙을 가지게 된 후 마음이 달라져 아프리카 선교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 고무 다리 덕분에 식인종에게서 생명을 건진 것이다.
세상에서 살다보면 원치 않는 어려움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데 어려움이 모두 어려움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복으로 바뀌어지기도 한다. 선교사가 젊은 시절에 다리를 잃은 것이 생명을 건지는 계기가 된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어려움 앞에서도 낙담만 하지 말고 그 어려움을 통해 새로운 소망을 가질 수 있다면 복된 삶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