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은 어떤 음식을 잘 드세요?”
“저요? 전 된장찌개를 좋아합니다.”
“된장찌개는 무엇으로 만들지요?”
“된장으로 만들지요.”
“된장은요?”
“콩으로 만듭니다.”
“아, 그럼 제가 당장 만들어 드릴께요.”
“예? ... ”
십수년 전 처음으로 아프리카 전도 여행을 간 적이 있다. 그런데 그 곳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을 했다. 그러자 나를 초청한 도로티가 안타까운 듯이 내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그래서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된장은 콩으로 만든다고 하니까 도로티는 기뻐하면서 당장 콩을 사서 된장을 만들자고 했다. 나는 웃으며, 된장을 만들려면 1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도로티는 그러면 그 동안 무얼 먹느냐며 의아해 했다. 된장을 만드는 데 1년이 걸린다는 말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프리카에서는 무엇이든지 밭에서 가져와, 30분이면 요리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처음 아프리카에 갔을 때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산이 없는 넓은 땅, 사시사철 농사를 지을 수 있고, 겨울이 없는데 왜 이들은 이렇게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그들을 대하면서 느낀 부분이 많았다. 겨울이 없으니까 급한 것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게으르고 가난하게 산다. 그에 반해 한국 사람은 성미가 급하고 부지런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추수를 해야 하고, 또 월동 준비도 해야 한다. 이런 준비를 잘 하지 못하면 겨울에 고생을 하고 또 잘못하면 얼어 죽기도 한다. 그러니 자연히 성미가 급하고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다. 지구 위에 잘 사는 나라는 대부분 추운 겨울이 있는 나라이다.
어떤 사람이 꿀벌을 가지고 아프리카에 갔는데 첫 해에는 꿀을 아주 많이 수확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듬해부터는 꿀벌들이 전혀 꿀을 모으지 않았다고 한다. 겨울이 없으니 모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일 년 중에 겨울은 참으로 불편하다. 옛날 사람들은 겨울이 더더욱 어려웠으리라. 그러나 이 겨울은 우리의 나태하고 게으름을 일깨워 줘서 부지런하고 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우리를 잘 살게 해주었다면 결코 겨울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삶에 종종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을 주신다. 그 고통이 싫은 것은 당연하지만, 그 고통으로 인해 고통이 없었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보람 있게 잘사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어렵고 고통스러울 때 불평만 하지 말고, 그 어려움과 고통을 뛰어넘고 극복하는 삶을 산다면 정말 행복한 사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