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발견한 형제의 나라 (2)

by eknews03 posted Oct 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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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난생 처음으로 터키를 방문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터키가 그야말로 한국과는 형제의 나라구나 하는 사실이었다.

 

그 동안 영국 및 유럽의 여러 국가들을 다니면서 공연을 했고 그 때마다 박수를 받았지만, 터키에서 받은 박수는 조금 달랐다. 영국이나 다른 유럽 국가들의 관객들은 그야말로 우리들의 음악 자체만 놓고서 박수를 보낸 것이었다면, 터키 관객들은 한국에 대한 친밀감과 환영하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었다.

 

터키의 한류팬들도 그 열의가 남달랐고, 메르신 대학에서의 공연이나 앙카라 국립 도서관 콘서트홀에서의 공연은 이들 터키 한류팬들이 공연 도우미를 자청했다.

 

공연을 마친 뒤에는 연주자들에게 사인을 부탁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며 무대로 찾아왔는데 대부분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같은 기본적인 한국어를 구사했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한국어로 대화가 가능할 정도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젊은 터키 여성 한류팬이 한 명 있었는데, 이 분은 공연 뒤 나를 찾아와서 능숙한 한국어로 통기타와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내 모습을 보며 고 김광석이 생각났다면서 다음 번 공연 때는 김광석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다.

 

나는 한류팬이나 K-Pop 팬들은 전부 요즘 유행하는 아이돌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김광석의 노래를 좋아하는 한류팬도 있었다니 무척이나 뜻밖이었고 김광석의 골수팬으로서 너무나 반가웠다. (아시다시피 내 칼럼의 타이틀인 서른 즈음에는 바로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에서 가져온 것이다)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한국 국경일 행사에는 터키의 장관급 정치인도 참석하여 축사를 했는데, 6.25 때 터키가 파병을 했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지난 반 세기 동안 한국과 터키가 어떻게 우정을 쌓아왔는지를 한참 설명했다.

 

원래 이런 축사는 적당히 짧게 하는 게 미덕(?)인데, 이 장관님은 그 동안 내가 들어왔던 축사 중 가장 분량이 길었지만, 그럼에도 내가 잘 알지 못했던 역사를 들었기에 무척이나 흥미로웠고, 정말 터키가 한국과 특별한 관계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날 행사장의 무대 한복판에 태극기와 터키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었는데, 나중에 그 국기들 아래서 연주하는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면서 참 뜻 깊은 자리, 뜻 깊은 시간에 내가 참여했구나 하면서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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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터키 방문 중 너무나 기억에 남는 터키분들이 있는데, 차량을 운전해주신 Hilmi Yucel이라는 분과 그 분의 아버지였다.

 

터키에 도착한 날 안 그래도 11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는데, 항공편이 지연되면서 앙카라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한 시였다. 우리 연주자들을 공항에서 픽업해서 호텔로 안내해주실 분이 엄청 기다리시겠구나 하면서 안타까웠는데, 그 일을 맡은 Hilmi는 전혀 싫은 내색도 없이 우리를 친절하게 맞이해 주었다.

 

이후에도 터키에서 계속 이동하는 동안 이 분이 주로 운전을 해주셨는데, 사람이 너무나 따뜻하고 착했다. 그런데, 메르신 대학교 공연을 마치고서는 Hilmi가 아니라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한 분이 차량을 담당하셨는데, 알고 보니 Hilmi의 아버지였다. 어쩐지 이 분 역시 너무나 인상이 좋으시고 착한 분이었는데, 그야말로 부전자전이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연은 이 분은 이미 주터키 한국대사관에서 30년이나 일을 하시고서 지금은 은퇴하셨는데, 아들인 Hilmi가 대를 이어서 한국 대사관 및 문화원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원래 Hilmi는 대학까지 졸업하고서도 본인 뜻대로 살겠다며 다소 힘든 직업을 갖고 지내서 아버지가 무척 속상해 하셨다가, 나중에 마음을 바꿔서 한국 문화원에서 일을 하게 되어서 아버지가 무척 기뻐하셨다고 한다. , 이들 부자로서는 한국이 더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짧은 일정 중에도 나중에는 우리 연주자들과 정이 들어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눌 때는 Hilmi가 눈물까지 글썽였다. 그리고, 나는 그의 따뜻한 미소를 내가 아는 터키의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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