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무엇 때문에 나한테 친절하게 대하는 거예요?”
“와서 우리 사진전 한번 구경하지 않겠어요?”
“친절한 척하지 말아요! 귀찮단 말이에요!”
케빈은 한국에 있던 미국 군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미군으로 한국에서 근무하는 동안에 어머니를 알게 되어 결혼해서 케빈이 태어난 것이다. 케빈이 어릴 때는 어머니 아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자랐는데, 학교를 다니면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아이들이 케빈을 깜둥이라고 놀리고 돌을 던지기도 해, 케빈은 너무 화가 나서 매일 그런 아이들과 싸우는 삶을 계속한 것이다. 어느 날 케빈은 학교를 더 이상 다닐 수 없어서 그만 두었고, 엄마는 케빈을 미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보냈다. 그러나 미국에 가서 아버지와 함께 지내면서도 케빈은 여전히 깜둥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배척과 멸시를 받았고, 그 억울함과 분함을 삭일 수 없어서 깡패 집단을 만들어 싸움을 계속했다. 틈만 있으면 싸움을 걸어서 사람들을 때리고 마약을 하고 술을 마시면서 방탕하게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케빈은 친구가 자기 앞에서 총에 맞아 죽는 것을 보면서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 마침 청소년들을 신앙으로 인도하는 국제청소년연합(IYF)에서 주최하는 사진전을 지나가게 되었다. IYF 학생들이 사진전에 참석하라고 간절히 권하여 너무 귀찮아서 잠깐 보고 가려고 들어갔다. 그런데 깜짝 놀란 것이, 사진 속에 있는 IYF 사람들의 얼굴이 한결같이 이 세상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너무 밝고, 너무 아름답고, 너무 기뻐하고 있었다. 자기는 늘 불평과 원망과 슬픔으로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는데, 사진에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말 행복한 젊은이들인 것을 케빈은 보았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케빈은 IYF에 연결되어 구원을 받았고, 제4기 IYF 굿뉴스코(Goodnews Corps-해외 봉사단)의 일원이 되어 아프리카 가나에 복음을 전하러 갔다. 아프리카 가서 좋았던 것은 누구도 그를 깜둥이라고 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하나하나 깊이 만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젊은이들 중에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말라리아로 죽은 사람도 있었고, 에이즈로 부모님이 다 죽어서 일찍 고아가 된 사람도 있었다. 케빈이 어린 시절 겪은 고통과 슬픔이 그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젊은이들의 마음에도 깊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케빈은 그들에게 자기가 만난 예수님을 이야기해 주었다. 놀랍게도 아프리카의 젊은이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 까만 얼굴에 눈이 빛나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기쁨과 평안이 그 불행했던 아프리카의 젊은 친구들 속에서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케빈이 받은 행복이 다른 이들에게도 행복을 가져다 준 것이다. 행복은 행복을 가진 사람을 통해 받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