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계십니까?” “…….” “주인 안 계십니까?” “이 집엔 아무도 없어요.” “대답하시는 분은 누구에요?” “잠자고 있는 사람이에요.”...

by 박옥수 목사  /  on Sep 13, 200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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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계십니까?”

“…….”

“주인 안 계십니까?”

“이 집엔 아무도 없어요.”

“대답하시는 분은 누구에요?”

“잠자고 있는 사람이에요.”

“주무시는 분이 어떻게 대답을 합니까?”

“나는 지금 잠꼬대 중이오.”

잠꼬대를 하면서 대답한다? 말이 되는 것 같지만 마음에는 전혀 수긍이 안 간다. 현대인들의 말 중에는 말을 위한 말이 많다. 말로써 말만 맞춰서 말하다 보니 마음에는 없는 말이 너무나 많다. 원래 말이란, 사람이 마음을 볼 수 있는 눈이 없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해 왔다. ‘배고프다, 춥다, 슬프다, 기쁘다’등 말은 마음에 있는 형편에 남에게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말을 할 때, 상대방이 자기 마음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서 마음에 없는 말을 하다가 보니 거짓말이 나왔고, 거짓말은 세상을 모두 불신의 세계로 만들어 버렸다.

미국 LA근교에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라는 곳이 있다. 지금까지 영화 촬영에 사용했던 모든 물건을 모아서 사람들에게 전시해 놓았는데, 실제로 영화를 촬영하는 장면도 볼 수 있고 재미 있는 것들이 많아서 관광객들이 많이 모여 드는 곳이다. 거기에 가보면 고대 로마의 거리나 개척 시대의 미국 서부의 거리를 똑같이 만들어 놓아서 참 재미가 있다. 밖에서 보면 거리에 멋진 집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방이 아니라 그냥 마당에 잡초만 무성할 뿐이다. 영화를 촬영할 때는 카메라로 겉모습만 비추어 주면 되기 때문에 속까지 단장할 필요는 없다. 거기에 있는 모든 물건은 겉보기에 좋지, 속은 텅 비어 있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사람도 카메라처럼 표면만 보이는 것 같지만, 사람 속에는 마음이란 것이 있다. 아무리 말이 조리 있고 정확해 보여도 마음에 믿음을 줄 수 없는 말은 죽은 것이다. 사람들은 남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껍데기 말만 할 때 돌아오는 결과를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 편리한 대로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이 자기 주위를 온통 불신의 세계로 만들어, 정작 믿음이 필요할 때 절망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마음을 열고 나누는 마음과 마음의 대화는 믿음을 낳는다. 그리고 믿음의 세계는 단절과 벽을 허물어 화목하고 복된 삶을 불러 들인다.

* 부탁 : 칼럼니스트 소개에서 저서 문의로 되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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