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저널 단독 건강 칼럼 (40) :
독감과 감기
매년 10월 중순쯤 되면 한국에서는 독감주사를 맞는 것이 유행이다. 보통 감기의 경우는 리노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며,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경우도 있다. 감기는 누구나 평생에 걸쳐서 앓고 있는 친숙한 질병이다.
감기는 면역이 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아데노바이러스의 경우에는 두 가닥의 DNA바이러스이지만, 대부분의 감기의 원인인 리노바이러스의 경우는 한 가닥의 RNA바이러스이다. 따라서 변이를 일으키기 쉽다. 200여종의 리노바이러스는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쉽게 변이를 일으킬 수 있어서 의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이다.
다만 우리 몸에는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 중성구, 산성구, 염기구, 자연살 세포, 비만세포 등의 셀 수 없는 면역체들이 있어서 외부의 항원으로부터 몸을 지킨다. 원인균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 대량의 면역세포들을 투입하여 몸으로서 막아내는 데, 스스로 열을 내면서 체온을 높여서 바이러스가 활동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런데 아이들의 경우 면역체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아서 감기나 기타 질병에 취약하기도 하지만, 열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 해열제를 투여해서 몸이 스스로를 지키려는 과정을 막아버리는 잘못을 많은 부모들이 저지른다. 과도한 항생제 투여를 하게 되면 제대로 된 면역과정을 아이들이 발전시키지 못하고, 알러지성 체질의 면역체계가 발달하게 된다.
즉 과도하게 외부의 침입에 반응하고 또 낫고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아토피, 천식, 비염과 같은 질병을 늘 달고 사는 아이들이 많다.이 병은 부모들의 잘못인 경우가 많다. 그냥 감기에 걸리면 증상 치료만을 해주면서 쉬도록 하면 되는데, 과도한 항생제에 해열제를 처방하는 한국의 의사들뿐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질병을 통해서 강해지도록 지켜보지 못하는 부모들도 또한 깊이 있게 반성해야할 부분이다.
한편 독감의 경우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다. 바이러스는 ‘독(毒)’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올 말이다. 흥행하지는 않았지만 영화 ‘감기(The Flu)’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의 유행을 영화화 한 것이다. 실제로1918~ 1919년에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으로 2000만 명이 사망했고, 그 이후 1957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독감, 1977년 러시아 독감 등으로 수백만 명이 사망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유행보다도 더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전파력과 전체 파급력에 있어서는 독감이 훨씬 강력했다. 독감의 원인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도 리노바이러스와 같이 RNA바이러스라 변이가 쉬워서, 똑같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없다고 할 정도이다. 다만 A, B, C 형의 3가지 유형이 있어서 그 안에서 변이를 한다.
이런 독감의 유행은 매년 혹은 수년에 걸쳐서 변하는 ‘소유행’과 10~15년 마다 크게 변하는 ‘대유행’이 있는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매년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형을 예측하여 발표하면, 각 제약회사에서 이에 맞는 백신을 개발하여 공급한다. 그러나 이 백신의 예방율은 60~90%정도이다. 예방 백신을 맞는 사람의 10~40% 정도는 독감에 걸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일부 사람의 경우에 독감 주사를 맞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일반 감기와 독감은 전혀 다른 질병이며, 다만 증상이 비슷하고, 독감이 훨씬 강력한 뿐이다.
예방주사가 필수적인 부분도 있지만, 불필요하게 과장되어 남용되는 부분도 있다.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많은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고, 또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과도한 공포심으로 인해서 예방주사를 필수적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수십 %정도의 사람들에게 효과가 의심되는 독감예방 주사를 매년 맞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고, 각자의 판단에 따를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 필자의 아버지의 경우에 작년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심한 고열과 고통으로 인해서 응급실에 갈 뻔하기도 했던바, 올해부터는 예방주사를 맞지 않고 계시다. 최근에 자궁경부암 예방주사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서, 일본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주사의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질병은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인류가 페스트, 홍역 등의 질병의 대유행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지금, 인류는 모든 질병으로부터의 자유를 꿈꾼다. 인간의 삶이란 것이 질병뿐만 아니라 수많은 불행과의 투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질병과 불행으로부터의 영원한 자유는 없다. 육신을 벗어버릴 때에만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진정한 자유는 육신에 있지 않고 인간의 무한한 정신 그 자체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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