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저널 단독 건강 칼럼 (43) :
불안
오늘 하루라도 아무 근심과 걱정 없이 지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 앞으로 올 일에 대한 근심 걱정은 오늘도 우리의 마음을 지치게 하고, 힘들게 한다. 모든 사람들이 후회와 근심걱정으로 오늘도 한숨 속에 살아간다. 인간이란 존재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얼마나 연약한가. 인간의 정신은 위대하다고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또한 얼마나 불안하고 불안정한가. 먹고살 걱정, 자식 적정, 취직 걱정, 건강에 대한 염려,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에 대한 걱정과 슬픔 등으로 인생의 대부분의 귀중한 시간들을 행복하지 못하게 보내는 인간 존재는 얼마나 연약하고, 한계가 많은가.
우리 한의원에 오는 환자들 중에서 이런 근심 걱정 없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멈추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환자들도 많다.
불안의 정식적인 병명은 불안 장애(anxiety disorder)이다. 이를 세분류하면 강박장애, 범불안 장애, 공황장애, 공포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나눈다. 불안이 그 만큼 복잡하고 만연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 가지 생각에 끝없이 사로잡혀서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은 ‘강박장애’라고 부른다. 이것은 마치 컴퓨터의 소프트웨어가 똑같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오류와 같다.
범불안 장애는 특정한 이유 없이 불안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불면증, 만성피로,짜증, 식욕부진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의학적 정의보다도 훨씬 우리는 쉽게 불안을 느끼고 있고, 늘 불안과 함께 살고 있다. 불안의 가징 깊은 곳에는 인간의 무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니체와 종교철학가인 키에르 케고르와 같은 철학자는 인간 존재의 실존에 대해서 고민했고, 스스로도 실존의 불안과 투쟁했던 19세기 철학자들이다. “이방인”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20세기 철학자 까뮈도 또한 자신의 실존에 대해서 고민했고, 불안한 인간 심리에 대해서 고민했던 철학자이다.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의 문제는 결국 실존의 문제이다. 내가 무엇인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을 찾아서 수많은 종교가와 철학자들이 답을 찾았지만, 스스로의 마음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워진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종교에 귀의하는 지도 모른다.
불안장애의 치료는 서양의학에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한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같은 약들을 처방하여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가바(GABA) 같은 신경전달 호르몬을 직접적으로 조절한다.
한의사의 입장에서는 뇌 쪽에 직접적으로 호르몬 조절 물질을 투여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많다. 왜냐하면 그런 치료제의 경우 신체에 다른 증상들을 야기하기 때문이고, 만성적인 약물 중독을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는 나오는 천왕보심단 같은 종류의 약들은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항불안제라고 볼 수 있다.
본 한의원에서는 수화단(水火丹)이란 약을 만들어 투여하는 바, 심장의 화(火) 기운와 신장의 수(水) 기운의 소통을 통해서 인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여, 뇌 쪽의 불안장애를 극복하게 하고 있다.
머리 쪽에 몰려있는 보고 듣고 맛보고 하는 기능들인 화(火) 기운은. 신장 쪽에서 머리 쪽으로 혈액이나 영양분을 잘 공급하여 원활하게 하고, 반대로 심장 쪽을 뜨거운 기운을 하복부 쪽으로 내려서 신장을 따뜻하게 하면, 인체는 수화가 서로 잘 교류하게 된다. 이런 상태를 주역에서는 수화상제(水火相濟)라고 표현한다.
불안은 약물치료와 별개로 심리학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사고, 신념, 가치에 오류를 인지하고 그 원인 속에 직접적으로 노출시켜서 구체적 행동으로 스스로 벗어나게 하는 인지행동치료가 그 방법 중의 하나이다.
또한 무의식적인 원인을 찾아서 정신분석을 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은 전문가와의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하기에 시간적, 비용적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는 간단히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는 쉬운 방법을 소개해본다. 일단 불안한 생각이나 느낌이 일어나면 바로 인지하도록 스스로 집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서 불안감을 느낄 때마다 흡기를 통해서 불안한 생각이나 느낌을 그저 받아들인다. 이 때 의식을 하단전에 집중한다. 호기를 통해서 그 불안함을 내뱉는다.
이 방법은 단순하지만 지속적으로 시행하면 모든 근심 걱정에서 자유로워지는 필자 고유의 불안퇴치법이라 할 수 있다.
김선국 백세한의원 원장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박사 졸업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사졸업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겸임교수
HNH연구소 연구위원
(현) 백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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