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4대강·자원외교 국정조사 주장에 친이계 '할테면 해봐'
무려 100조원대의 혈세가 증발된 지난 MB정권의 뇌관으로 불리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와 곤련한 의혹이 연일 증폭되고 있는 정부가 방산비리에 먼저 칼을 빼들자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0일 '4대강과 자원외교'의 경우도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당 지도부에서 4대강과 자원외교 국조에 공식적으로 찬성한 것은 이 최고위원이 처음으로 밝혀 새누리당 지도부를 당황시켰으며, 김무성 대표는 “이 최고위원의 국조 관련 발언은 개인 의견”이라며 즉각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여당에서도 국정조사에 찬성하는 세력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산비리 척결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검찰은 이른바 방산비리 수사를 위해 110여명의 사상 최대 규모의 합수단을 꾸려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MB까지 정조준할 지 혹은 지금까지 각종 비리 사건처럼 용두사미격으로 끝낼 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은 지난 5일부터 사자방 국정조사를 주장하면서 정부의 예산안 편성을 비판하고 사자방 비리로 사라진 100조원의 행방을 묻는 양동 작전을 펴면서, 연말 정국 주도권을 잡기위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은 사자방 비리가 권력 개입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 현 정권이 사자방 비리를 비호하려든다면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비리 공범관계로 보고 규탄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 최고위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이 사업이 지금 어떤 단계에 있고 어떤 결과가 나와 있는지 과학적 접근을 해야 한다”면서 “어떻게 수정, 보완해야 할지, 국가 경제와 관련해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 이런 문제를 창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만큼 국조를 그런 차원에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원외교에 대해서도 “앞으로 어떻게 자원 외교를 발전시켜야 할지 국조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방산 비리에 대해서는 “합동수사본부가 구성됐으니 그렇게 접근하면 된다”며 정부의 방침에 부응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아랍에미리트(UAE) 방문길에 오르기 며칠 전에 새누리당 친이명박계 의원들이 원내지도부와 조율을 거친 결과라면서 ‘지도부가 4대강 국정조사를 받아들이는 일은 없을 것이니 걱정 마시라’고 당내 상황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은 "그래. 그렇게 돼야지"라는 반응을 보인 후 아랍에미리트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을 최근 만난 한 핵심 측근은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대강이든 자원외교든 비리가 있으면 조사하고 처벌하는 것에 대해 감쌀 생각이 없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생각"이라면서도 "그러나 '전 정권 국책사업에 대해 (야당이) 정치적 공세를 벌이거나, 현 정권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지난 정권을 끌어들이는 건 옳지 않다'는 게 이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도 이 매체에 "이 전 대통령은 '국조를 하면 하는 거지, 공무원연금 개편이랑 바터(주고받기)한다는 게 무슨 말이냐'며 불쾌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시민 이념 아닌 돈 벌 생각 뿐, 대북정책 새로 써야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 경제포럼에 참석해 "평양 시민들은 머릿속에 사회주의니 노동당이니 이데올로기 생각은 찾아볼 수가 없다"며 "어떻게 하면 장사라도 해서 돈을 벌어 먹고살까 하는 경제적 관심 외에 어떤 관심도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북한의 (변화) 동력은 북한 엘리트의 마음에서 나오지 않고 북한 주민들의 마음속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북한 주민들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에너지를 내기 위해 경제적 힘을 가져야 하고 시장이 확대돼야 하며 정신적으로 자기들이 외롭지 않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자신들을 응원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마음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북정책 역시 북한 주민의 경제적 삶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 여권 핵심 지도부 처음이자 구체적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 대북정책의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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