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협상에 세계 3대 경제권과 ‘FTA 네트워크’ 완성
지난 2012년 5월 1차 협상 이후 30개월을 끌어온 한·중 FTA 협상이 실질적 타결로 13억 인구의 세계 최대 내수시장 중국이 문을 열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맺게 된 것은 물론이고, 중국을 포함해 세계 14대 경제국 가운데 일본과 러시아, 브라질을 제외한 11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됐다.
한·중 FTA는 우리 정부가 FTA 네트워크를 넓히는 한편 향후 아·태경제 통합에 있어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한·중 FTA를 계기로 북미-유럽-동남아-오세아니아-동북아를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를 완성, 앞으로 있을 아·태경제 통합에서 허브국가로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 상대국임을 감안하면 한·중 FTA는 다소 정체기인 우리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비중은 전체의 26.1%에 달했다. 총 교역액은 2,288억 달러 이며, 이 가운데 수출액은 1,458억 달러, 수입액은 830억 달러였다.
이번 협상에서 한·중 양국은 품목 수 기준 90% 이상의 상품을 개방하는 데 합의했다. 한국은 수입액의 91%를, 중국은 85%를 20년 안에 관세 철폐해야 한다.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농수산물은 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를 개방하기로 했다. 이는 그간 체결됐던 FTA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앞서 체결된 역대 FTA의 농수산물 자유화 비율은 평균 78%(품목 수), 89%(수입액)였다. 농민들이 우려했던 쌀은 한·중 FTA에서 완전히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중국이 엔터테인먼트·건축·유통 등의 서비스 시장을 개방한다. 양국이 공동제작한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여러 혜택을 부여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협상 타결로 우리 정부는 역대 최대 관세 절감효과를 얻게된 반면 농수산물 개방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는 연 54억4천만 달러의 관세를 절감하게 된다. 한·미 FTA에서는 9억3천만 달러, 한·유럽연합(EU) FTA에서는 13억8천만 달러의 관세 절감에 그쳤다.
자본재와 중간재 위주의 대중 수출에서 벗어나 소비재 시장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는 전기도 마련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품목별 대중 수출은 자본재가 23.7%, 중간재가 72.4%인 반면 소비재는 3.2%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이번 협상 타결은 중국 주도의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간 경쟁이 치열한 이른바 ‘메가 FTA’ 시대에 우리나라가 FTA 허브로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간 중국은 ASEAN, 뉴질랜드, 파키스탄, 칠레, 싱가포르, 페루, 대만, 코스타리카, 아이슬란드, 스위스와 FTA를 체결했다.
중국의 10대 교역국에 속하며 세계가 인정하는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중국·일본·인도 등이 참여하며 내년 말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참여를 확정한 상태다.
정부는 이번 한·중 FTA가 RCEP 타결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한·중·일 FTA 협상도 탄력을 얻을 수 있다. 다자(多者) 간 무역협정이 대세인 메가 FTA 시대에 이번 협상 타결이 좋은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유로저널 이준동 기자
eurojournal10@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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