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한글 학습 시작 시기, 91.8%가 만 3세 이후부터 시작 추천
옆집 아이가 벌써 책을 술술 읽으며 하루하루 언어 능력이 늘어가는 아이를 보면 신기하고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빨리 한글을 가르쳐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되는 것이 사실이다.
에듀챌린지가 182명의 미취학 아이를 둔 엄마들이 참여한 이번 설문의 조사 결과, 41.8%(76명)의 엄마들이 아이에게 한글 학습을 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나이로 만 4세를 꼽았고, 26.4%(48명)의 엄마들이 만 3세라고 답했다. 대체적으로 아이가 한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만 3~4세 경에 한글 학습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견을 냈다.
뒤이어 16.5%(30명)이 만 5세라고 응답하여 만 3세 이후부터 한글 학습을 시켰거나 시킬 것이라고 응답한 엄마들이 전체의 91.8%에 달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한글 공부의 적합한 시기에 대해 아이마다 발달이 다르고 한글에 흥미를 느끼는 시기가 달라 한글 학습 역시 아이가 한글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지부터 살펴보고 시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이가 글자나 책 읽기에 흥미를 가지고 있어야 한글을 배우고 싶은 마음도 들기 때문이다.
한글 공부의 방법으로는 한글을 배우기 위해 한글의 특성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글은 ‘소리글’, 즉 말소리가 그대로 문자로 표현되는 글이다. 때문에 한글을 가르치는 것은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말소리에 문자를 대응시켜 나가는 것이다. 아이들은 문자를 학습하기 전에 말소리가 문자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말소리를 변별하고 분절해서 지각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예를 들면 ‘가’ 소리와 ‘거’ 소리를 구분할 줄 알고 ‘강아지’를 ‘강, ‘아’, ‘지’ 소리로 나누어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연령별 발달 수준을 고려한다. 말소리를 분리 지각하는 능력은 연령에 따라 다르다. 이 때문에 한글을 가르칠 때는 아이의 말소리 분리 능력을 고려하여 수준에 맞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만 1~2세
말소리를 통해 주변의 사물이나 이름을 익히는 시기이다. 말소리의 의미뿐 아니라 주변 동물이나 사물의 소리에도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나아가 말소리에도 민감해지게 한다.
만 2~3세
말소리로 익힌 단어의 의미를 알고 이 음성 단어가 시각적으로도 쓰여질 수 있다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된다. 말소리로 익힌 단어가 시각적인 문자와 대응된다는 것을 알고 자기 이름과 같은 아주 익숙한 문자로 쓰여진 단어를 통문자로 읽을 수 있도록 한다.
만 3~4세
말소리가 문자로 표현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므로 익숙한 의미의 문자로 쓰여진 단어를 통문자로 익힌다. 뿐만 아니라 음성단어를 구성하는 각 소리를 구분하여 ‘멍’은 소리가 하나이며 ‘멍멍멍’은 소리가 세 개라는 것을 알고, ‘구두’의 첫소리는 ‘구’이고 끝소리는 ‘두’라는 것도 안다. 이때는 주변에서 늘 접하는 사물이나 집안의 물건들, 아이가 자주 사용하는 물건의 단어를 통문자로 읽게 한다. 말소리 인식뿐 아니라 말소리와 문자가 대응관계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말소리, 문자 형태에도 민감해지도록 유도한다.
만4~5세
단어를 구성하는 각 글자를 분리 지각하고, 말소리에서도 각 글자의 발음에 해당하는 음절을 분리 지각할 수 있는 시기이다. 즉, ‘강아지’라는 발음에서 ‘강, ‘아’, ‘지’의 각 소리를 분리해서 들을 수 있고, 이 소리가 글자와 일대일로 대응된다는 글자-음절의 대응관계를 알게 된다. ’비누’ ‘나비’ ‘나팔’ 등 통문자로 익힌 단어에서 같은 글자를 찾는 놀이나 특정 글자가 어떤 단어에 들어 있는지 맞히는 놀이를 하며 ‘비’ ‘나’ ‘누’ 등 낱낱의 글자를 읽을 수 있게 한다. 받침 없는 글자와 받침 있는 글자의 비교를 통해 받침 소리의 첨가를 인식하도록 한다.
한글도 놀이처럼 공부하게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유치원 상급생 시기에 읽기/쓰기의 습득 상황에 큰 차이가 있었던 아이들도 초등학교 1학년 9월쯤에는 다른 아이들과 읽기/쓰기 기능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읽기/쓰기 능력은 결국 익히게 되는 것이므로 너무 조바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유아기에 길러 줘야 할 것은 언어가 가지고 있는 법칙이나 구조에 대한 관심과 흥미이다. 글자를 단순히 ‘암기’하게 할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이나 놀이를 통해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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