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유럽에게 가스 공급을 차단할 수 있을까?
최근 호주에서 열린 G20회의에서 러시아 대통령 퓨틴 (Putin)이 일찍 러시아로 귀국하였다. 표면적으로는 피로 때문에 일찍 돌아 간다는 것이었지만 주최국인 호주를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다시 일어나는 전투사태에 대한 강경한 불만을 표시, 거의 외톨이 신세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럼, 여기서 퓨틴은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서방 국가들이
더 많은 제재 (sanctions)를 가할 경우 러시아는 가스 공급을 차단 할 것인가
아니면 고조된 갈등 수위를 낮추려고 할 것인가? 제재를 가하면 러시아는 더욱 더 고립될 것이고 그렇다고 물러나기 시작하면 자국민들로부터도
인정을 못 받아 진퇴양난이 될 수 도 있다. 그럼, 정치적인 면을 감안하지 않은 경제의 틀에서 러시아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
보기로 한다.
우선,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경제적 무기는 가스 공급력 이다. 러시아는 세계의 주요 유전 및 가스 생산력을 지니고 있으며 유럽이 필요로 하는 에네지 공급의
주된 원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제일 큰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는 독일은 러시아로 부터 250억 큐빅 미터
상당의 가스를 공급받고 있으며 이는 독일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수요량의 삼분의 일이나 된다. 아래 그림과 같이
Lithuania,
Estonia, Finland, Latvia, Bulgaria 그리고 Czech 은 가스 필요량의 10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나머지
유럽도 상당 수준 공급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가 있다.
날씨가 추워지며 에너지가 더 필요해질 수록 러시아의 협상력은 더 커진다고 볼 수가 있다. 러시아 가스에 상당 부분 의자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경우 현재 건물들의 60% 가 난방이 되어 있지 않다.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의 대립 관계가 극한 상황까지 갈 경우 러시아는 유럽 경제 및 일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 러시아가 이러한 제재 또는 협박을 하지 못 하는 이유들은 무엇이 있을까? 결론을 먼저 말하면 러시아가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손실이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과 러시아의 무역 수지를 보면 미국은 2013년에 미화 110억불 상당의 물품을 러시아에 수출을 한 반면에 미화 300억불 상당의 물품을 수입했다. 이중 미화 200억불은 석유와 석유화학 이었다. EU와의 교역도 상당하다. EU도 러시아에 미화 3천억불 물품을 수출했으며 미화 천오백만 불 상당을 수입했다. 그 중 석유와 가스가 75% 이상 이었다. 이와 같이 세계의 경제는 갈수록 상호 의존성 및 연관성이 더욱 더 깊어지고 있으나 미국 같은 경우는 에너지 공급을 여러 군데서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shale gas 등 대체 에너지가 생기면서 러시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며 유럽의 경우에도 수출 목적지로는 러시아가 매력은 있으나 다른 신흥시장들도 있어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가 예전 소련 체제 속에 있을 때는 이데올로기의 전쟁 이였으며 대외 무역 등은 거의 전무했다. 자본주의 체제로 변한 러시아로서는 현재 더 이상 홀로 살아가기가 힘들 것이다. 공산주의 체제 붕괴 이후 산업의 다각화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에너지 산업이 주요 산업인 러시아 입장에서 볼 때 역으로 에너지 제재를 가할 경우 자칫하면 자국 경제에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가스 소비량 (m3) 에너지 소비량 중 가스 %
유가가 현재 미화 90불 이하로 떨어지고
환율은 급락해 수입품의 가격은 상당히 올라 간 상태이며 러시아 경제가 많이 불안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경제 제재를 대비해
많은 유럽국가들이 가스를 재고로 저장하고 있는 상태이다. 독일 같은 경우
재고시설의 95%를 충당 했고 유럽 전체도 90% 이상이다. 그 뿐 아니라 2009년 이후로부터
많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NG수입 터미널 및
국가간 가스 파이프 인프라 구축 등이다.
결국, 러시아가 제재를
가해 믿을 수 있을 만한 에너지 공급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상실 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많은 국가들 및 기업들이 에너지 수입의
다각화 및 대체 에너지 사용으로 전환에 급격한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이렇게 한 번
다른 에너지 또는 가스 공급원을 바꾸었을 경우 러시아가 행사 할 수 있는 영향력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더구나 국가 주력
산업이 에너지인 러시아에 미치는 피해는 막대할 것이다.
가스 공급 차단은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의 경제적 협상력을
소진 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만 퓨틴 대통령의 의사결정은 경제적인 이유에만 의거하지 않으며 지극히 정치적이기 때문에 그 결과는 불투명하다. --------------------------------------
박준영 ParkJ@ebrd.com
CSFB, Rothschild, Lehman Brothers에서 10년 이상 서울, 뉴욕, 홍콩에서 investment banking 근무
현재는 런던 소재 국제금융기구인 유럽개발부흥은행(EBRD)에서 30개 이상 국가에 있는 금융기관에 투자 업무 담당.
터키와 러시아 회사 사외이사도 겸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일본 게이오대 MBA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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