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창세기에는 인류 최초의 옷이 나온다. 아담과 하와가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만든 치마와 하나님이 그들을 위해 지어 주신 가죽옷이다. 그런데 옷을 만드는 소재인 섬유 역시 두 종류로 나누어지는 것을 아는가? 천연섬유와 인간이 만들어 낸 인조섬유가 바로 그것이다. 흥미롭게도 자식을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천연섬유와 인조섬유에는 만든 자의 특성이 담겨 있다.
천연섬유와 인조섬유의 특성 중에 생분해성을 가지고 한번 비교해 보자. 생분해란 자연 상태에서 미생물이나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물들은 태어나서 일정기간을 살다가 죽고, 죽어 땅에 묻히면 저절로 분해되어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그래서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생태계의 질서가 그대로 유지된다. 면, 마, 양모, 실크와 같은 천연섬유들도 하나님이 만드신 생명체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땅에 그냥 묻어도 쉽게 분해되며, 소각을 해도 별다른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조섬유는 다르다. 인조섬유로는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아크릴, 스판덱스 등이 있는데 이들은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이 흘러도 땅 속에서 그대로 있지 잘 썩질 않는다. 그리고 불로 태우면 유독가스가 나오고 화학적인 방식으로 분해하면 해로운 물질이 나와 토양과 물을 더럽힌다. 요즘 생태계 파괴, 쓰레기 매립과 소각으로 인한 토양 . 해양 . 대기 오염, 오존층 파괴, 지구 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로 세계가 떠들썩하고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는데, 이런 환경문제의 주범들 중에 인조섬유도 포함되어 있다.
1937년 최초의 합성섬유인 나일론을 개발했을 때 사람들은 흥분했다. 우리 인간이 석탄과 물과 공기로 정말 질기고 튼튼한 섬유를 만들어냈다고 말이다. 그 후 많은 국가와 기업에서 앞다투어 갖가지 합성섬유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엄청난 양의 합성섬유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이후로 불과 50여 년이 지났을 뿐인데, 그 사이 합성섬유는 환경문제의 주범으로 변했다. 그야말로 너무나 질기고 튼튼해서 골칫거리가 된 것이다. 처음에는 좋은 줄만 알아서 계속 만들어 쓰고 버렸는데, 쓰레기가 쌓이기만 하지 썩질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비로소 학자들이 ‘분해성’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천연섬유와 인조섬유의 차이점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되었다.
생분해는 박테리아나 세균이 한다. 이들은 수분을 통해 섬유에 침투한다. 즉 섬유가 물과 친해야 박테리아와 세균이 활동할 수 있고 분해가 일어나는 것이다. 천연섬유는 분자구조 자체에 물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물과 친화력이 있는 친수기라는 것을 갖고 있다. 그래서 박테리아와 세균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게다가 면은 목화솜, 마는 삼줄기, 모는 양털, 실크는 누에고치로 성분 그대로 세균들이 좋아하는 먹이다. 분해가 잘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인조섬유는 주원료가 석유와 석탄이므로 박테리아나 세균의 먹이가 될 수 없다. 구조적으로도 ‘중합’이라는 과정을 통해 똑같은 분자들이 규칙적으로 계속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세균이나 물 분자가 접근할 만한 틈이 없고, 물 분자가 붙을 수 있는 물과 친화력이 있는 자리마저도 별로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원료에 천연섬유를 섞기도 하고, 물과 친화력이 있는 성분을 넣거나 가공을 통해 분해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인조섬유는 아담과 하와가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서 만든 치마처럼 아직도 불완전하고 여러 문제를 갖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한번 창조하신 섬유들은 지금까지 고치거나 다시 만들 필요가 없다. 하나님은 섬유 하나도 폐기해서 분해되는 것까지 생각하여 완벽하게 만드신 것이다. 이 한 가지만 보아도 성경에서 가르치는 하나님의 신성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