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집에는 부족한 것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뭔고?”
“예, 의(義)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것 말고 의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옛날 중국에 ‘멍창쥔’이라는 지방 영주가 살고 있었다. 어느 해 그는 중앙 정부에 발탁되는 행운을 입어서 중앙의 재상에 임명이 되었다. 물론 자기의 지방 영지는 그대로 소작인들에게 세로 준 채로 중앙으로 갔다. 정치를 잘해서 인정도 받고 태평성대를 누리며 살고 있던 어느 날 자기의 신복인 부하가 지방 영지의 소작세를 받으러 가겠다고 하면서 “세를 받으면 무엇을 사가지고 올까요?” 하고 여쭈었다.
그때 멍창쥔은 중앙 고위 관직에 있었던 터라 한참을 둘러보아도 부족한 것이 없었고 요구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종에게 자네가 알아서 사오라고 보냈다. 그런데 한 달쯤 뒤에 신하는 맨손으로 돌아왔다. 멍창쥔은 아무리 알아서 사오라 했다 해도 너무 했다는 마음이 들어 일부러 무슨 선물을 사왔느냐고 물었다.
“예, 주인님 집에는 부족한 것이 없이 다 있는데 제가 보니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었습니다.”
“뭔고?”
“예, 의(義)가 없습니다.”
“의가 없다고?”
“예. 그러하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것 말고 의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 ?”
“세를 모두 탕감해 주고 왔습니다.”
의아해하는 멍창쥔을 앞에 두고 종이 계속해서 설명을 했다.
“주인님이 지금은 황제의 인정을 받아서 쓰임도 받고 태평스러운 세월을 보내고 계십니다. 하지만 언제 해직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사람이 평안하고 근심 없이 살면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삶입니다. 그런 삶을 고침무우(高枕无優)라고 합니다. 지금은 누릴 때가 아니고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주인님 영지에 가서 세를 탕감해 주었는데 백성들의 마음이 주인님에 대한 감사로 채워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멍창쥔은 조용히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과연 얼마 뒤에 중앙정부의 변동으로 멍창쥔은 해직이 되었다. 그는 지방 영지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영지에 들어가는 길목에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나와서 옛날에 입은 은혜를 얘기하면서 멍창쥔을 영접해 주었다.
우리의 삶에도 부족한 것이 많지만 가장 부족한 것은 의가 아닐까? 다 갖추어진 것 같아도 늘 부족한 것은 의인 것 같다. 그래서 성경은 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또 완전한 의를 얻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나님이 준비한 그 의만 얻을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반드시 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임이요.”(마태복음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