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영화들이 있는데, 그 중 벤허는 가장 크게 성공한 영화들 중 하나이다. 최다 아카데미상을 수상받은 벤허는, 내용 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다. 벤허를 본 사람은 아마 다른 것은 다 잊었을지 몰라도, 그리고 그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을지 몰라도, 누구나 기억하는 장면이 있다. 그것은 병거(chariot) 경기일 것이다. 벤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병거 경기는 정말로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었으며, 누구나 손에 땀을 쥐고 보았을 것이다. 마지막에 벤허가 승리를 했을 때에는 정말로 통쾌했다. 그런데 벤허 역을 맡았던 유명한 배우 챨스 헤스톤은 사실 이 영화를 찍기 전에 한 번도 병거를 타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다 그는 이 병거 대회에서 승리를 해야만 하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 장면을 찍기 전에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병거를 탈지도 모르는데 다른 프로페셔널한 사람들하고 실제로 경기를 해서 이겨야 했으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던 것이다. 오늘날은 영화 기술이 발달해서, 이러한 장면을 컴퓨터나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실제로 경기를 하지 않고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서 오늘날 이 영화를 다시 찍는다면, 찰스 헤스톤은 실제로 병거를 타고 경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병거 경기는 로마의 원형 경기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화 현상소 안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처음 이 영화를 만들 때는 실제로 찰스 헤스톤이 병거를 타고 위험한 경기를 해야만 했다.
벤허 역을 맡은 찰스 헤스톤은 도저히 그 역을 해 낼 수 없을 것 같아서 한참 걱정하다가 결국 감독에게로 갔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는 도무지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때 감독은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가 그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보게. 자네는 아무 걱정 말게. 다만 그 병거 위에 끝까지 굳게 서 있기만 하게. 그럼 다 되는 것일세. 이기고 지는 것은 자네에게 달린 것이 아닐세. 그것은 다 내가 알아서 할 일이지 자네가 염려할 것 없네. 그러나 이것 한가지만은 꼭 명심하게나. 자네가 할 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끝까지 자네가 탈 병거 위에 서있는 것이라는 것을. 그러면 자네가 승리하게 될 걸세."
결국 챨스 헤스톤은 병거에 올라갔고, 불후의 장면을 남기며 승리를 얻었다. 사실 영화의 모든 내용과 결과는 작가와 감독에 의해 결정되지 배우 자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배우의 역량은 천차만별이지만 배우가 잘 하고 못하느냐에 따라 시나리오가 흘러가는 것이 아닌 것이다. 때때로 우리 인생은 영화와도 같다.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이란 영화의 주연은 물론 각자 자신이지만, 자신에 의해 인생의 시나리오가 결정되지 않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어떤 손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의 역량을 뛰어넘는 힘의 세계를 우리에게 설명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