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이야기야!"
"서쪽으로 계속 항해한다고? 그 끝이 얼마나 위험한데.."
1492년 8월 3일, 콜럼버스(Columbus Christopher, 1451~1506)와
78명의 일행이 세 척의 배를 타고 항해에 올랐다. 그들은 대서양을 최초로
가로질러서 ‘황금의 땅’ 인도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기존의 교역로가 이슬
람 세력들로 인해 어려워지면서, 안전하게 동방과 교역하는 새 길을 열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대서양을 건너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바닷길 앞에서 그들의 손에는 그들을 인도할 지도가 없었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서쪽으로 서쪽으로 항해를 계속하면 반드
시 인도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믿음으로 그는 에스파냐 여왕을 설득
해 지원을 얻어냈고, 배는 팔로스 항을 출발하게 되었다. 육지에서 배를 띄
운 지 69일 동안, 비교적 순항이 계속되었지만 선원들은 불안에 떨었고 불
만을 품기도 했다. 그들은 폭풍우나 날씨보다 망망대해 가운데에서 끝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항해가 계속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당시 유럽 사람들
은 지구가 편평하고 육지는 바다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 끝은 낭떠러지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야!"
"서쪽으로 계속 항해한다고? 그 끝이 얼마나 위험한데.."
하지만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콜롬버스의 마음을 꺾지는 못했다.
같은 해 10월 12일, 드디어 산타마리아호는 육지에 닻을 내렸다. 그들은
기쁨에 못 이겨 그 곳을 산살바도르(성스런 구세주)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
다. 콜럼버스는 이 섬이 인도의 동쪽에 위치한다고 믿었고, 죽을 때까지 그
땅을 인도라고 믿었다. 그러나 뒤를 이은 탐험가들에 의해 그가 신대륙을 발
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땅이 지금의 ‘아메리카’ 대륙이다. 이 불안
했던 첫 항해로 유럽인들은 지금까지 그들이 생각한 것보다 더 넓고 거대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눈을 뜨게 되었다.
대서양 너머에는 벼랑이 아니라, 신세계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존의 통념
을 깨는 콜럼버스의 도전으로 ‘대항해 시대’가 열렸으며 역사의 새로운 장이
펼쳐졌다. 후대에 아담 스미스는 이 지리상의 발견을 ‘인류 역사상 가장 중대
하고 거대한 사건’이라고 평했다.
이때까지 알고 있던 경험과 지식으로 이루어진 세계, 그것이 전부인 양 살
때에는 익숙한 데에서 오는 편안함이 있다. 그러나 그 세계를 넘어가면, 그
생각의 틀을 깨고 나올 때마다 더 넓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우리도 자신
이라는 대서양을 건너 신세계로의 항해를 떠난다면, 우리 인생사에 ‘가장 중
대하고 위대한 발견들’이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