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가 하락으로 경제 위기 직면
국제유가 급락에 이어 루블화 폭락의 태풍을 맞고 있는 러시아가 올 해 물가가 1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러시아인들의 신음이 깊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유럽에서 수입금지조치가 취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부족해진 과일과 채소값은 이미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브라질, 인도, 중국과 함께 초기 브릭스(BRICs)의 한 축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를 달리던 러시아의 경제상황은 2008년에 두 번째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어려움을 겪은 데다가 유가마저 하락해 경제 성장 둔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반대로 남유럽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프로젝트도 취소되자 취소된 가스관 파이프 프로젝트의 노선을 터키로 돌려, 서방 동맹의 균열도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언론 RBK 지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서방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더욱 압박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루불화 가치가 요동을 치면서 러시아 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실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의 루블화는 1일 미국 달러 대비 최대 9%까지 떨어져, 하루치 낙폭으로는 1998년 러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초 달러당 32루블을 보이던 루블화 가치는 최근 국제유가 폭락에 기인해 최근 절반으로 하락해 달러당 53.86루블까지 떨어졌다가,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51루블대를 겨우 회복했다.
러시아의 경제 상황은 러시아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2008년 경의 시기,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1998년경의 시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경제적 위기감이 나돌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및 금리인상 움직임 등 달러화 강세 요인이 비등한 상태에서 유가하락 등 러시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산재한 현재로서는 루블화 하락 추세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현대 세계는 상호 연관되어 있다. 경제제재, 국제유가의 가파른 하락, 우리 통화의 가치 손실이 우리에게만 부정적 결과나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더 낮은 석유값, 심지어 '재앙적인' 석유값에 대해서도 대비를 하고 있다며, 석유값 하락으로 촉발되는 본격적인 '대 러시아 경제전쟁'에 정면으로 맞설 것임을 밝혔다.
러시아는 최근까지 고유가로 벌어들인 수천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비축하고 있어, 당분간 버틸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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