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유비와 공손찬이 노숙 밑에 있다가 노숙이 전쟁 때문에 조정으로
불려가는 바람에 유비와 공손찬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유비는 스승 밑을 떠나는 것을 너무나 안타까워 하며
하릴없이 길을 가다가 큰 강을 건너게 되었다.
그 강은 물살이 너무나 세었지만, 집으로 가는 길이 거기 밖에
없었기에 건너려고 하던 찰나에 어떤 노인이 외쳤다.
"야~ 이 귀 큰 놈아~, 넌 위 아래도 없냐? 내 나이,
이 몸으로 어떻게 이 강을 건너겠느냐~, 날 업고가라!"
그때 유비는 노인의 말을 순순히 받아 들였다.
그런데 강 건너편에 도달하고 나자 노인은
"아이고, 내가 저 편에 짐을 놓고 왔다, 다시 한번 저기로
가야겠다". 라고 했다.
유비가 "그러면 제가 가져오겠습니다." 라고 했지만,
노인은 "아니 니가 어디있는 줄 알고 짐을
가져오겠느냐? 다시 한 번 더 나를 업고가라."라고 말했다.
유비는 또 순순히 그 노인의 말을 받아들였다.
또 다시 그 강을 왕복하고 나니깐 그제서야 노인은 더이상
유비를 괴롭히지 않았다.
그리고 인상을 풀고 말했다. "네 이름이 뭐냐?"
"유비라 하옵니다."
"넌 처음 강을 건넌 후 그냥 너의 길을 갈 수 있었는데
왜 다시 날 업고 강을 건너는 수고를 반복했느냐?"
"만약 제가 처음 강을 건너서 그냥 가버렸다면
제 일을 다 못한 것이기에 일의 수고가 절반으로 줄지만,
또 다시 왕복을 한다면 그 수고는 두배로 되기 때문입니다."
그 노인이 놀라워하면서 말했다.
"대단하구나. 그 나이에 그것을 벌써 알고 있다니,
그런데 하나 더 알아야 될 것은 그것을 쓸때는
남이 그것을 쓰고 있다는걸 알게 해서는 안된다."
그때 유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저는 저 자신도 그것을 잊어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 일을 계기로 유비는 천하의 제갈 공명과 조자룡을 얻게 된다.
우리의 인생 중 지금 가고 있는 과정이 어떤 과정인지는 잘
모른다. 강을 건너는 과정인지, 다시 강을 되돌아 가는
과정인지는... 하지만 지금 과정이 안 좋다고 해서 지금 좀
어렵다고 해서 포기해 버리면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된다.
그래서 믿음이 필요한 것이다 . 믿음은 끝까지 갈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