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다시 보면 소름돋는 치밀함에 '신 스틸러’ 향연!
MBC 월화특별기획 <오만과 편견>이 매 회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화제를 모으며 9주 연속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켜가고 있는 가운데, 극 중 스쳐가는 듯 사소한 배역들조차 사건의 반전에 큰 역할을 하며 촘촘한 이야기 구성에 일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만과 편견>의 초반에서는 잠시 등장하여 존재감을 발휘하는 특별출연처럼 보였지만, ‘한별이 사건’이 진행될수록 이종곤은 극의 핵심으로 파고들었다. 문희만과 한 편이자, 검찰의 예산과 인사권을 쥔 실세로 그려졌던 검찰국장이 사실 ‘강수 납치사건’과 ‘한별이 살인 사건’을 지시한 실질적 배후임이 드러나며 결국 후배 검사에 의해 기소되는 최후를 맞이했다.
노회한 듯한 눈빛과 말투, 느긋한 행동으로 잠시 잠깐 등장하면서도 압도적 존재감을 자랑했던 이종곤은 결국 내치려던 문희만에게 역으로 공격을 당하게 되면서 후배 검사들에게 기소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종곤 역할을 맡은 노주현은 극 초반에는 철저히 가려졌던 인물이지만, 중반 이후 시청자들에게 익숙했던 코믹한 이미지를 뒤엎으며 강렬한 카리스마로 극의 중반을 흔들었다. 막다른 골목에 부딪힌 한열무(백진희)가 ‘한별이 사건’을 추궁할 때 권력의 한 정점에서 오만함을 과시한 대목은 명장면 중 하나가 됐다.
재건 그룹의 편? 화영 그룹의 편?
속을 알 수 없는 차장검사 오도정(김여진)의 결말은?!
‘한별이 사건’이 진행되면서 점점 드러나기 시작한 거대 권력의 비리와 15년 전 ‘재건 특검’의 진실 속에서 오도정은 ‘재건’ 측의 인물임을 드러난 바 있다. 하지만 막상 사건이 진행되자 화영재단의 이사장이 연루된 ‘성접대 사건’의 증거인 동영상 원본을 확보하려 고군분투하는 등 화영의 인물인 듯한 인상도 주고 있어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민생안정팀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서도, 때때로 이용하는 모습으로 향후 극 전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도정 역시 당초 극 초반에는 직접적으로 알려진 정보가 없는 인물이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사건에 중요한 열쇠를 쥔 인물로 등장해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했다.
재건 특검의 막내였던 최광국(정찬) 검사의 실체는?!
정의로운 검사, 아니면 또 다른 속내를 감추고 있는 인물?!
<오만과 편견>에서 동치(최진혁)가 거의 유일하게 믿는 선배 검사인 최광국은 ‘성접대 사건’부터 본격적으로 투입되어 동치에게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중앙지검 소속으로 동치에게 정보도 주고 있으며, ‘한별이 사건’을 앞두고는 문희만 부장을 검거하려 특임검사로 인천지검에 와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오택균(최준용) 변호사가 건넨 돈을 받지 않았고, 동치를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면에서는 그 역시 정의로운 검사인 듯하지만, 오도정 차장의 학교 후배라는 점이나 검사로서 중앙 지검에 자리를 잡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는 그 역시 나름의 속내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가능한 상황이다.
우선‘한별이 사건’의 실제 배후인 이종곤을 잡는데에는 적극적인 도움을 줬지만, 향후‘재건 특검’당시 막내 검사로 있었던 그의 위치가 극에 어떠한 변수가 될 것인지는 주목된다.
화영의 넥타이핀을 가진 동치 아버지 비밀?!
15회 엔딩, ‘한별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실마리로 지목된 화영의 이름이 새겨진 넥타이핀을 가지고 있는 것이 동치 아버지라는 사실이 밝혀져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열무는 한별이 사건과 관련된 기록이 남겨진 아버지의 일기장 표지에 감춰진 넥타이핀의 사진을 발견하게 되고, 사건의 중요한 단서로 여기게 되는데 이 넥타이핀의 실물이 동치 아버지에게 가 있었던 것.
동치 아버지는 열무와 동치가 잠시 집에 방문했을 때 모습을 드러냈고, 재건 공장의 수위였다는 단서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없는 상태. 열무의 아버지가 잠시 동치를 의심하며 동치 아버지 역시 일기장에 언급한 바 있지만 사건의 핵심적인 단서를 가지고 있는 게 밝혀지며 향후 사건에서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더욱이 동치가 백곰을 죽였을 수도 있다는 단서가 17회 엔딩에서 드러난 상황이기에, 동치 아버지가 가진 화영의 넥타이핀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백상기, 한별이를 죽인‘빽곰’의 정체는?!
강수(이태환)의 납치와 한별이의 죽음의 배후에 이종곤이 있다면, 이를 실제로 실행한 것은 ‘빽곰’이라 불리는 인물.
처음 ‘한별이 사건’이 그려질 때, 동치에 의해 목격되며 처음 드러난 인물이기도 하다. 강수를 물에 빠뜨려 죽이려는 것을 목격한 어린 동치는 쇠파이프를 휘둘러 그의 뒤통수를 치고, 뒤를 쫓는 빽곰(이현걸)을 피해 강수를 데리고 도망가려다 미끄러져 넘어진다.
이후 ‘빽곰’은 정체를 감췄지만, 폐공장을 열무와 다시 뒤지는 과정에서 동치는 빽곰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당초 문희만이 사건의 배후자라며 증인으로 나타나 사건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지만, 실제 빽곰(백상기)은 죽었고 빽곰의 쌍둥이 형(백상대)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동치는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충격을 안겼다.
빽곰의 죽음에 연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충격에 빠진 동치의 모습이 엔딩으로 남겨진 만큼, 향후 빽곰의 정체가 뭐였는지 어떻게 죽은채 발견된 것인지 사건의 전모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극 중 비중이 작아 보이는 캐릭터조차 충격적 반전의 주인공이 되며, <오만과 편견>을 더욱 탄탄한 드라마로 만들고 있는 만큼 시청자들은 ‘민생안정팀에 자주 등장하는 경비원조차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지나가는 인물들이 다 무슨 충격적 반전이 있을 거 같아서 허투루 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 MBC 화면 캡쳐 >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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