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날아온 핵펀치급 재미 .'펀치' 사용 설명서
SBS 월화극 '펀치'가 기존 드라마들과는 차원이 다른 흡입력 강한 이야기로 안방극장을 압도하고 있다. '펀치'를 더 재미있게 보기 위해 눈여겨 봐야할 포인트들을 짚었다.
‘펀치’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긴박하고, 대사는 화려하다. 60분 안에 자이로드롭처럼 천공으로 치솟았다가 지상으로 추락한다. 보통 드라마의 핵심이 인물들간의 ‘갈등’이라면, ‘펀치’는 그야말로 ‘핵펀치급 갈등’을 가지고 있다.
박진감 넘치는 서사와 스펙타클한 영상은 흡사 ‘미드(미국드라마)’를 연상시킨다. 지루한 것에 쉽게 질리는 2049이‘펀치’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박정환-신하경이 그리는 ‘어른의 사랑’
‘펀치’에서 봐야할 건 이뿐만이 아니다. 사건에 감춰진 ‘사랑’을 살필 때, 이 드라마의 가장 극적인 지점이 보인다.
사건이 복잡하게 엉킨 씨실이라면, 박정환과 신하경의 멜로가 날실로 드라마의 다른 축을 엮어가고 있다.
극중 박정환과 신하경의 사랑은 특별하다. 사랑에 빠지고 사랑에 목숨을 거는 청춘의 사랑이 아니라, 신념이 달라 돌아섰으면서도 서로를 위할 수밖에 없는 ‘어른의 사랑’이다. 이들 두 사람의 사랑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고전적 신파를 표방하면서도, 동시에 그와 다른 맥락도 품고 있다.
두 사람은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피해가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그 장애물들을 서로를 위해 부숴나가려 한다.
그래서 ‘펀치’에서 남녀간의 ‘달달한 멘트’는 듣기 힘들다. 하지만 ‘펀치’의 사랑이야기가 더욱 ‘절절’해지는 까닭 역시 여기에 있다. 노골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들려주지 않기에, 시청자는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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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환VS이태준, 이 남자들의 싸움
그리고 또 하나, 이태준과 박정환이 벌이는 승부의 이면을 살피는 것도 이 드라마를 제대로 소화하는 법 중 하나다.
박정환도 이태준도, 이미 ‘세상의 모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잘못된 게 뭔지 알기에, 잘못된 일을 행한다. 그러므로 죽음을 앞둔 박정환이 ‘싸워야 하는 세상’은, 이제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남겨야 하는 세상’이 된다.
자신을 위해서 살아왔던 박정환이 시한부 인생을 깨닫는 그 순간, 그가 날리는 주먹 안에는 우는 엄마(송옥순 분)가 살고, 노처녀 현선(이영은 분)이 웃고, 예린(김지영 분)과 하경이 살고 있을 것이다.
‘펀치’는 성공을 위해 살았던 한 남자가,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 가족을 위해 세상을 바꿔가는 이야기다.
< 사진: SBS 화면 캡쳐 >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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