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낮은 봉우리가 여럿 있는 큰 산이 있었습니다. 그 산 의 가장 높은 큰봉우리에 올라가면 늙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않았고 또 바쁜 세상살이에 매여서 산에 올라가 보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산에 올라가려고 시도하였으나 지금까지 큰봉우리에 오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모두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선택하여 산을 올랐습니다. 어떤 사람은 원시림이 하늘을 가리는 길을 개척하였고 또 어떤 사람은 물이 흐르고 폭포가 있는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 길을 타고 올랐습니다. 각각 자기가 생각하는 길이 큰봉우리에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일생 동안 올라보았지만 큰봉우리에는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그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가 선택한 길만이 큰봉우리에 오를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산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로서는 어느 길이 큰봉우리에 오를 수 있는 길인지를 알 수가 없었고 그들에게는 어느 길이나 다 같은 길로 여겨졌습니다. 사람들은 취향에 따라서 또는 인연에 따라서 자기생각에 맞는 사람을 추종하게 되었습니다. 숲을 좋아하는 사람은 숲길이 옳다는 사람을 따르고,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꽃 길이 바른 길이라 주장하는 사람을 택하였습니다. 또 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계곡 길로 산에 갔다 온 사람을 추종하였습니다.
어느 날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올라갔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높은 봉우리가 어떠한지를 자세히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그 사람은 세상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산길을 오르면서 만나는 아름다운 꽃도, 기암괴석(奇巖怪石)도, 땀을 식혀주고 온몸을 맑게 하는 약수도, 이름 모를 새들의 고운 노래 소리도 이야기 해 주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산에 갔다 온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큰봉우리에 죽기 전에 어떻게 하면 오를 수 있는지를 열심히 설명하기만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고 믿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알아듣든 알아듣지 못하든 기회만 있으면 그 이야기를 되풀이하였습니다. 그의 간곡한 말에 마음이 움직인 몇 사람들이 그를 따라 나섰습니다. 가는 도중에 일부는 포기하고 되돌아오기도 하였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그를 믿고 산을 꾸준히 올랐습니다. 드디어 그 동안 산을 올랐다는 사람들이 올라간 것보다 더 높이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 동안 산에 갔다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큰봉우리에 오르지 못하는 엉뚱한 길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올라갔다는 사람은 ‘봉우리에 올라가본 사람은 스스로 봉우리에 올랐음을 안다, 가보면 안다’고 말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