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不倫)
내가 배우자(配偶者) 아닌 사람과 사랑에 빠지면 로멘스이고 남이 그렇게 하면 불륜(不倫)이라는 말이 있다. 또 운전하다가 옆 차선이 잘 빠지는 것 같아 무리하게 차선을 변경할 경우 남이 그렇게 하면 끼어들기이고 내가 하면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한 것이라는 말도 한다.
이웃집 새 차에 흠집이 나 있으면 대수롭지 않게 보지만 내 차에 흠집이 나 있으면 몹시 속상해 한다. 내 자식이 누구한테 매맞고 들어오면 상대 아이를 찾아서 귀한 내 자식을 때렸다고 혼을 내지만 내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려 그 부모가 찾아와 항의라도 하면 아이들이 놀다가 일어난 일을 가지고 그럴 것까지 있느냐고 한다.
사춘기인 딸이 말없이 친구 집에 가서 놀다가 밤늦게 집에 돌아오면 밤늦게 다닌다고 호되게 야단을 치면서 딸 같은(또는 손녀 같은) 어린 여자아이와 윤리적이지 못한 짓을 저지르기도 한다.
남이 잘못 되면 속으로는 고소해 하면서 겉으로는 위로하는 척 한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도 있고 사촌이 논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도 있다.
남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서는 호되게 꾸짖고 그 이유와 책임을 추궁하면서 자기자신의 실수나 잘못은 슬그머니 넘어간다.
세상은 항상 그냥 있는데 사람들은 자기 마음이 슬프면 세상을 슬프게 보고(새가 슬피 운다고 한다) 즐거우면 세상을 즐겁게 본다(새가 즐겁게 노래한다고 한다).
사람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 남의 생각은 틀리고 자기의 생각만이 옳다고 생각한다. 또 자기가 아는 것이 전부인 양 생각하고 자기가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가 가진 기준과 잣대로 세상을 재고 판단한다. 사람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이기적이다. 남에게 배려한다는 것도, 남을 위한다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다 자기를 위해서 한다. 어떤 일이 자기에게 도움이 되고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지만 자기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소극적으로 꽁무니를 뺀다. 자기중심적인 마음은 자기 속에 갇힌 패쇠적인 마음이다. 자기의 마음에 매여 있어(자기의 마음에 대한 執着이 굳어져 있어 固執이 있어)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옳은 일을 알려주어도 자기 생각에 빠져 있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기 생각이 틀린 줄 알면서도 바른 말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새로운 것을 배격한다. 새로운 이론이나 사상(思想)에 배타적이고 새로운 문물(文物)을 배척하고 새로운 신앙(信仰)을 받아들이지 않고 적대적(敵對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