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혜 예술칼럼

최지혜의 예술칼럼 (2)당신은 어떤 눈을 가지고 있는가?

by eknews posted Jan 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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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눈을 가지고 있는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서 작품들이나 유물을 볼 때 우리는 어떤 눈으로 어떻게 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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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chus series installation shot, showing Untitled, 2005, 10'8" x 16'2.25", Gagosian Gallery, 2005.

보통 사람들은 '보이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자신의 방식대로 느낀다'라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때로는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나는 본다'라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다각적 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나는 여기서 이런 보통 사람들이 예술품을 감상하는 방법이 잘못됐다거나, 틀렸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만큼 보고 느낀다. 즉,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좀더 깊이 있게 안다면 좀 더 깊이 있게 느끼게 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숨겨진 의미를 생각하기 위해서 예술품에 대한 미학적 지식을 넓힌다면, 그냥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들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되고, 나아가 세계에 대한 나의 안목, 즉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미학 교육에 대한 언급에 앞서, 한국의 학교 교육에 대해 먼저 살펴보자. 한국의 교육이 국어, 영어, 수학 중심의 입시 위주의 교육이라는 것은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런 '국,영,수'라는 과목이 기본적으로 습득해야 하는 지식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것도 일종의 지식이란 체계로 접근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예를 들어, 거대한 나무로 지식의 체계를 비유할 때 그것들은 나무 가지를 알기 위한 접근 도구다.


그러므로, 그 도구에 너무 치중을 한 나머지 진정한 뿌리를, 또한 다른 뿌리와 가지가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즉, 지식을 이해하고 언어의 의미와 그것을 잘 구사하기 위해 국어나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 수학을 공부하는 것인데, 우리 나라의 교육에는 제대로 정립된 가지도 없고, 그저 도구와 방법에 치중하여 뿌리도 가지도 보지 못한다는 것이 오늘날 한국 교육계의 현실이다. 모든 지식은 큰 뿌리에서 뻗어나온 가지들처럼 성장하고 계속 진화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기독교, 카톨릭과 이슬람교는 그 뿌리가 구약성서라는 같은 뿌리를 가지고 출발한 후, 다른 의견을 가지고 다른 가지로써 진화한 것이다.


영국의 신화학자 James George Frazer (1854–1941)는 그의 저서 『Golden Bough: A Study in Comparative Religion』 에서 주장한 문화진화이론에서 문화가 어떻게 서로 연관을 맺고 있는지 가지로써 설명하고 있다. 즉, James George Frazer 는 인간의 문화속의 종교라는 것은 역사속의 신화라는 뿌리를 가지고, 지금의 다양한 가지의 종교로 계속 진화·발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학교의 학문적 지식이라는 큰 뿌리위에 각각의 가지를 치기 위한 '국,영,수'라는 도구와 방법만으로는 이 사회에서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다. 다시 말해, 학교에서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다고 무조건 성공을 할 것이다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


아래의 도식표는 사물을 어떻게 보고 그것에 대해서 어떤 사고 과정을 해야하는 가를 나타내주는 것이다. 즉, 우리가 어떻게 눈을 키우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우선, 우리는 유물·미술품을 볼때, 보이는 것의 의미와 숨겨진 것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종합적 시각을 발전시켜 세계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방법론과 안목을 키운다. 그 후, 미의식적 접근과 논리적·과학적 사고를 통해 창의력과 접목한다. 이때, 어떻게 상상력을 개발하여 창의력으로 전환할 것인가가 우리가 생각해야 할 중요한 관건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우리 눈은 향상된 미의식과 더욱 견고한 창의력을 가지게 된다. 


이 도식의 구체적인 사례는 어려운 지식에서뿐만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인기 그룹 빅뱅의 G-dragon은 빅뱅의 한 멤버로써 노래도 하고 작곡도 한다. 싱어송라이터로써 가요계에서는 상당히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자, 그럼 이 G-dragon이 가지고 있는 뿌리와 가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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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ragon은 자신이라는 뿌리 위에, 가수라는 가지를 치고 넓히기 위해서, 노래를 위한 보컬연습, 춤연습, 작곡을 하기 위한 음악적 지식과 기술(skill) 습득, 그리고 자신의 세련된 의상 컨셉을 위한 디자인적 감각 개발 등의 도구와 방법을 잘 가꾸어 사용했다. 그렇다면, 이 가수라는 가지 하나로 그의 성공을 단정할 수 있을까? 아니다. 또 다른 어떤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위에서 말한 뿌리만 있다면, G-dragon은 지금 또는 과거에 좋은 가수였을 것이다. 즉 과거 또는 현재 한 순간 가수로써 정상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의 인기가 지속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인기의 지속 비결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또 다른 많은 가지들이고, 다른 뿌리와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의 상상력 그리고 창의력으로, 사람들이 무슨 노래를 원하는지, 또 그에게서 어떤 가사의 어떤 리듬의 노래를 원하는지, 또 어떤 의상 컨셉을 보여주기를 바라는지를 알고 앞서가야, 그 시대의 소위 icon이라는 것, 즉 leader가 되고 그렇게 인기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가지를 풍성하게 치고, 다른 지식의 뿌리와의 연결고리를 찾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종합적 사고 논리를 키워 줄 미학이다. 즉, 단지 예술품 감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학을 통해서 우선 먼저 자신을 키울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다음, 더 큰 눈을 가지기 위해서, 나 자신의 뿌리 위에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의 도구를 활용하여 다양한 가지를 치고, 또 다른 많은 뿌리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물을 보는 다각적인 눈을 가진 이는 어떤 일을 해도 성공이라는 것에 더욱 가까워 질 수 밖에 없다. 학교 교육에서든, 우리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상상력·창의력이라는 도구를 잘 사용하여 다양한 지식이라는 뿌리위에 다양한 가지를 치는 교육, 그리고 그 뿌리들과 가지들을 연결고리를 찾는 눈을 가지는 교육을 한다면, 많은 아이들이 우리의 사회를 제대로 이끌어가는 안목을 가지게 되고, 우리 사회의 문화는 풍성해지게 될 것이다.


최지혜, 미술컨설턴트, 유로저널 컬럼니스트
choijihye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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