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한 무리와 같이 있으면서 세계관이나 인생관과 가치관이 그 무리의 다른 구성원과 다르고 공동체의식을 공유(共有)하고 있지 않아서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을 이방인이라 한다. 그 무리의 다른 구성원과는 이질적(異質的)인 사람이다. 이러한 이방인은 현실 속에서 더러 찾아볼 수 있고 문학작품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작가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이라는 소설의 주인공 뫼르소는 세상에 대한 자각(自覺)도 없이 수동적인 권태감에 빠져 평범하게 살다가 단순히 태양빛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후 사형선고를 받으면서 인생에 대해 무관심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에 맞추어 살지 못하고 세상에 대한 자각이 없는 이방인, 적극적(능동적)으로 열심히 살지 못하고 수동적인 권태감에 빠진 이방인, 납득할 수 없는 동기(강렬한 태양빛)로 살인을 저지른 이방인, 사형선고를 받으면서도 인생에 대해 무관심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는 이방인을 그리고 있다.
때로는 어떤 한 사회나 집단과는 다른 사회나 집단에 속한 사람(거기서 온 사람)을 이방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자기들과는 다른 사회나 집단에서 온 낯선 사람을 뜻한다. 자기들과는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을 뜻한다. 물에 기름 떠돌 듯 하는 사람을 말한다.
어떤 때에는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을 이방인이라 한다. 다른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말이 달라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고 관념이 틀리고 관습이 틀려 사는 모습과 사고방식이 달라서 동질성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히브리 사람은 선민의식(選民意識)에서 그들 이외의 여러 민족을 얕잡아서 이방인이라 불렀다.
하늘나라에서의 이방인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 먼저 하늘나라가 어떠한 나라인지를 알면 이방인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늘나라는 죄가 없는 나라이고 하늘나라 주인과 모두가 하나로 사는 나라이다. 그러므로 하늘나라 주인과 하나되지 못하는 죄인이 하늘나라의 이방인이다. 죄가 무엇인가? 하늘나라 주인과 하나되지 못하는 것이 죄이다. 이방인은 주인과 하나되지 못한다. 주인과 하나되지 못하는 것은 주인과 대립하는 자기가 있어서이다. 자기가 있는 것은 자기의 마음세계가 있어서이고 자기의 마음세계가 있어서 주인의 뜻으로 살지 못하고 제 뜻(죄인의 뜻)으로 산다. 주인과 대립하며 산다. 또 자기의 마음세계에 빠져있어서 하늘나라에서 살지 못하고 자기 마음세계에서 산다. 하늘나라가 아닌 자기의 마음세계에 사는 것은 하늘나라 주인을 배신하는 반역(叛逆)이다. 따라서 이방인의 신세를 면하고 하늘나라에서 살려면 하늘나라 주인과 대립하고 있는, 반역죄(反逆罪)를 저지르는 자기가 없어지고 주인과 하나인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자기가 없어지려면 자기의 마음세계를 없애야 한다. 마음세계를 다 없애고 자기가 없어지면 하늘나라 주인에 대한 반역죄를 씻고 하늘나라 주인과 하나인 존재로 거듭나 하늘나라에서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