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한국기업, 경기부진과 유로화 약세로 채산성 악화 전망
유럽에 주재하는 한국기업의 현지 법인 및 지상사 10곳중 8곳이 유럽연합(EU) 수출경기 부진 지속과 유로화 약세의 영향으로 금년도 수출채산성이 전년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엔저에 이어 유로화 가치가 2003년 9월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영업 이익의 추락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내 대표기업군인 ‘전차(電車: 전자 및 자동차)군단’에 비상이 걸렸다. 전자업계는 유럽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20% 수준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자동차 업계는 독일차를 중심으로 한 유럽연합(EU) 국가에서 생산된 차들의 국내 자동차 시장 공략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입지는 좁아지게 됐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른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매출 감소 및 환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유로화 약세가 유로존 국가들의 구매력 저하로 이어진다면 대유럽 수출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표: 머니투데이 전재>
한국무역협회(KITA) 브뤼셀지부가 최근 유럽에 주재하는 한국기업의 현지 법인 및 지상사 등 200여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0%가 이와같이 밝혔다.
이번 KITA 브뤼셀지부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유로지역의 디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유로화 약세를 점치는 가운데 우리 기업에 대한 EU 역내기업의 견제와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또한, 중국 등 신규진입 업체의 저가공세 등으로 수출단가 인하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어 수출 채산성 전망을 더욱 어둡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전제품의 경우 유로화 약세로 인해 수출채산성이 크게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경기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유통채널의 수익 악화 등으로 가격인하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동차의 경우, 유로화는 물론 엔화의 동반 약세로 일본산 자동차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또한, 철강 및 기계류의 경우 특히 금년에는 중국을 비롯한 신규진입 기업들의 유럽향 저가 수출이 확대될 경우 수출채산성이 더욱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금년도 EU 주요국의 전반적인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2/3 이상이 지난 몇 년간의 부진에서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답하였다. 즉, 금년에도 소비심리 위축, 독일 내수경기 부진 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 경제 제재, 유로화 약세 전망 등의 여파로 EU 수출경기의 급속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가격하락 및 수요 증가 등의 긍정적 효과는 화학 및 플라스틱제품 등 일부 업종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올해 우리기업의 EU 수출에 대한 위협요소로 현지 주재기업들은 수출대상국 경기부진 지속, 중국 등 개도국의 EU시장 잠식, 원화환율 변동성 확대, EU 역내기업의 견제 및 경쟁심화, 높은 물류비용 등을 꼽았다.
허문구 무협 브뤼셀지부장은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회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중국 및 유럽 기업에 대비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환리스크 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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