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는 것은 자기 마음에 담아둔 것만 안다. 마음에 담아둔 그것밖에 모른다. 자기가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하여 마음에 담아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영어(英語)를 배운 사람은 영어가 내 마음에 들어있어 영어를 말하고 들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가르칠 수도 있다.
상상할 수도 있지 않느냐 고 말하겠지만 상상하는 것도 이미 자기 마음에 들어있는 것을 바탕으로 상상을 한다. 상상도 자기 마음에 들어있어야 할 수 있다. 전혀 본 적이 없는 색깔을 상상할 수 있는가? 없다.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의 괴생명체(傀生命體) 는 어떤 것은 곤충을 닮았고 또 어떤 것은 문어같이 생겼으면서 네 발로 걸어 다닌다. 영화 ET에 나오는 외계인도 기본은 사람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들을 곰곰이 살펴보면 우리가 보았던 것, 들었던 것들을 부분적으로 모자이크 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이미 마음에 담아놓은 것으로부터 상상의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이다.
마음에 담아둔 것만 알기 때문에 생각하고 말하는 것도 마음에 담아둔 것을 생각하고 말한다. 마음에 담아두지 않은 것은 생각할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어떤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의 생각이 어떠하고 마음에 담아둔 것이 어떠한 지, 그 마음이 어떠한 지를 알 수 있다. 행동하는 것도 마음에 담아둔 것으로 행동한다. 마음에 담아둔 대로, 마음에 담아둔 것만큼만 행하고 산다. 부정적인 마음을 담아둔 사람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부정적으로 말하고, 부정적으로 행하고 살아서 인생이 부정적이다. 긍정적인 마음을 담은 사람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말하고, 긍정적으로 행하고 살아서 삶이 긍정적이다.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이 많은 사람은 폭넓은 삶을 살고 적은 사람은 그만큼 좁게 산다. 그러므로 사람의 운명은 바로 담고 있는 마음이 어떠하냐에 달려있다.
어떤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믿는 것도 그것을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하여 내 마음이 그것을 가져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다. 금강산을 가보지 않은 사람한테 금강산을 아무리 말하여도 금강산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자기가 지금까지 가 보아서 아는 산(경험한 것)만큼만 금강산을 마음에 그릴 수 있다. 또 다른 어떠한 산에서도 볼 수 없는 절경(絶景)을 이야기해 주어도 금강산에 가보지 못한 사람은 정말 그럴까 하고 의심한다.
성현(聖賢)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고 참으로 믿지 못하는 것은 말씀하는 그것이 내 마음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그것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그와 같이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에 그것이 들어 있어야 알아듣고 믿을 수 있다. 내 마음이 그와 같이 되어 있을 때 알아듣고 믿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