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그때 그 시절, 굳세게 살아온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
제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2015년 2월5-15일)는 지난 2월8일 19시30분에 베를린 Zoo Palast(쪼 팔라스트) 대극장에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받은 한국영화 ‘국제시장’을 개봉했다.
이 자리에는 김윤진 배우와 윤제균 감독과 관련자들, 신성철 총영사와 윤종석 주독한국문화원장, 한국문화원의 초청을 받은 파독 광부, 간호사 출신과 재독 교포들 그리고 현지인 관객 등 300석을 꽉 메웠다.
윤제균 감독은 “이 영화는 제가 어릴 때 돌아가셨던 아버님에 대한 영화”라고 말하면서 “독일에는 라인강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국에는 한강의 기적이 있는데 이 영화는 1960-70년대 우리나라가 힘들고 어려울때 파독광부 간호사분들의 노력과 독일의 원조로 인해 대한민국이 발전 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든, 그런 우리 부모님들의 고생과 수고에 대한 영화이다. 그래서 특별히 이곳 독일 베를린에서 이 영화가 상영되는 게 너무 뜻 깊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제시장 영화 줄거리는 “1950년 한국전쟁을 지나 부산으로 피란 온 ‘덕수’(황정민 분)의 다섯 식구, 전쟁 통에 헤어진 아버지를 대신해야 했던 ‘덕수’는 고모가 운영하는 부산 국제시장의 수입 잡화점 ‘꽃분이네’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간다. 모두가 어려웠던 그때 그 시절, 남동생의 대학교 입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이역만리 독일에 광부로 떠난 ‘덕수’는 그곳에서 첫사랑이자 평생의 동반자 ‘영자’(김윤진 분)를 만난다. 그는 가족의 삶의 터전이 되어버린 ‘꽃분이네’ 가게를 지키기 위해 ‘선장’이 되고 싶었던 오랜 꿈을 접고 다시 한번 전쟁이 한창이던 베트남으로 건너가 기술 근로자로 일하게 되는,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그때 그 시절,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이다.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파독 간호사와 광부출신들은 덕수의 파라 만장한 삶과 코믹한 장면을 공감하면서 눈물을 닦기도 하고 폭소를 터트리기도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국제시장' 영화상영이 끝난 후 커다란 박수와 함께 호평이 이어졌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디렉터 빌란트 슈펙은 "프로그램 선정을 위해 지난 11월에 방한했을 때 '국제시장'을 보고 매우 놀랍고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한국의 역사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이런 멋진 영화를 베를린 영화제에 소개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독일 이야기가 나와서 이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는 현지인은 '한국사에 대한 역사적 이해가 없어도 아버지 대한 이야기라서 공감이 되었고 부모님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윤제균 감독은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다. 보내주신 성원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화답 하면서 "촬영 일정으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한 황정민, 오달수 배우를 비롯하여, 촬영 기간 내내 같이 고생했던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윤진 배우 역시 " 생각보다 더 큰 호응과 관심에 감사드린다. 아울러 베를린 영화제에 와서 파독 광부, 간호사 분들을 실제로 만나 감사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전했다.
윤 감독과 김윤진 배우와 관련자들은 극장 로비에서 파독 간호사들과 기념촬영을 할 기회를 가졌지만 광부출신들은 다른 인터뷰로 인해 기념촬영에 함께 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대인기를 끌고 있는 이 영화가 ‘우리 한국인의 부성애와 친구간의 강한 우정’으로 전 세계를 감동시키게 될지 기대된다.
베를린국제영화제는 1951년 6월, 처음 개최되었으며 원래 동구권 영화들을 다수 초청하는 동서화합이라는 기치를 걸고 당시 분단됐던 독일의 통일을 기원하는 영화제로 시작되었다. 이 영화제는 칸느 영화제, 베네치아 영화제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3대 영화제라 불린다. 유럽에서 개최되는 영화제 중 그 성격이 가장 정치적이며, 격조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칸 영화제나 베니스 영화제가 예술이나 상업적으로 발달되었다고 본다면, 베를린 영화제는 이념적이고 정치적, 사회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들에 수상작의 영광을 선사하는 편이다.
유로저널 독일 안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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