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순수허공(본바닥)에서 만물만상이 나와 있는 세상이 있다. 하늘, 별, 태양, 달, 지구가 있고 지구에는 온갖 생물과 사람이 나와 있다. 이것이 있는 세상이다. 그런데 세상 모든 것은 본바닥에서 나온 대로 그냥 본바닥과 하나로 그냥 있는데 사람은 세상을 찍어 담은 마음세계를 가지고 그 속에서 살고 있다. 이 마음세계는 세상과 겹쳐져 있어 사람은 세상에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없는 마음세계에 살고 있다. 마음세계가 세상을 가리고 있어 세상을 모른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참(진리)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참(진리)을 모른다.
세상을 가리고 있는 마음세계가 깨져나가면 깨진 만큼 세상이 드러나고 드러난 만큼 세상으로 화하여 세상을 알게 된다. 이것이 깨침이다. 마음세계를 하나하나 깨 부수면 마음세계가 부수어질 때마다 수많은 것들이 깨쳐진다. 마음세계를 가진 채로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어서 이해하여 머리로 아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마음세계에서 아는 것은 허상의 존재인 ‘나’가 허상을 찍어 담아서 아는 것이고 깨침은 허상의 마음세계가 깨어져 없어진 만큼 참(세상)이 드러나서, 마음세계가 깨어진 만큼 마음세계를 벗어나 참 세상이 되어서 그냥 아는 것이다.
마음세계를 한없이 부수다 보면 마음세계가 다 부서져 없어지고 ‘나’마저 다 버려서 없애면 세상 자체만 남아 세상이 되어 일체를 다 안다. 세상 자체이어서 그냥 안다. 그 자체이기 때문에 아는 것이 없지만 일체를 다 안다. 일체 의문의심이 없다. 이것이 깨달음이다. 참(진리세상)세상을 가리고 있는 마음세계(사진세계, 관념세계)가 하나하나 ‘깨어져 나가서’ 참(진리)이 드러나 참을 알게 되는 것이 깨침이고, 마음세계가 다 깨져서 더 이상 깨질 것이 없어서 더 이상 깨칠 것이 없는 상태, 깨치고, 깨치고 또 깨치고….. 한없이 깨쳐서 깨침이 근원인 진리에 ‘다다른 것’(도달한 것)이 ‘깨달음’이다. 진리에 다다라서 진리로 화하기 때문에- 진리자체이기 때문에 진리에 관하여 더 이상 깨칠 것이 없다. 이것이 ‘각자무각(覺者無覺)’이다. ‘깨달은 자는 깨달음이 없다’
진리로 나아갈 때만 깨침이 있다. 마음세계가 깨지면서 진리가 드러나 진리로 화하면서 진리가 알아지기는 것이 깨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리는 연구(硏究)하거나 사유(思惟)한다고 알 게 되는 것이 아니다. 진리를 가리고 있는 마음세계를 그대로 두고 아무리 연구하고 사유하여도 진리를 알 수가 없다. 진리를 가리고 있는 마음세계를 걷어내어야 진리가 드러나서 그냥 진리를 깨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올바른 깨침이나 깨달음이 없었던 것은 진리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였고 마음세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마음세계가 진리를 가리고 있다는 것을 몰랐으며 마음세계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진리에 대해 말은 많이 해 왔지만 진리가 되게 하는 것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