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양적완화, 그리스 암초에도 출항은 비교적 순조
그리스 채무위기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고 추가 양적완화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에 반해 주요 유로존 국가들의 주가지수가 상승하고 기대 인플레이션률이 높아지는 등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국제 유가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지만 기대 이상의 양적 완화로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적 완화 소식에 유로화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대규모 양적 완화에 따른 유로존 경기 회복 기대로 조만간 유로화 약세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남유럽 국가들의 채무위기를 극복한 후 회복세를 보이던 유로존 경제는 작년 2분기 들어 회복세가 둔화되고 물가상승률 하락도 지속되어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었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일부 남유럽 국가들에서는 이미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되기도 했다.
이어 유가 하락의 영향도 컸지만 물가상승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해 유로존 전체가 디플레이션 기대로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자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이나 일본처럼 유럽중앙은행(ECB)도 대규모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ECB는 일본은행(BOJ)과 마찬가지로 2%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대규모 국채 매입에 나서는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올해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매달 600억 유로 규모로 자산 매입을 확대하며, 필요하다면 기간은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유로존 GDP 대비 규모로 봤을 때 이번 양적완화가 만일 과거 미국이나 영국에서와 유사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가정하면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2%)가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도 있다.
유로존 국가들의 주가지수는 정책 발표가 있던 1월 22일 리스크가 높아진 그리스만 제외하고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남유럽 이탈리아, 스페인의 주가가 독일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등 그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가연동 국채와 일반 국채 가격을 비교하여 계산한 기대 인플레이션률은 하락세에서 1월에 이탈리아, 스페인이 독일과 같은 추세로 반등했다.양적완화는 다양한 채널로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데 대표적인 것이 통화 가치 하락, 대출 확대, 자산 가치 상승이다.
통화 가치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수출을 자극하여 경기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실제로 1월 유로화 가치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여 독일을 비롯한 무역흑자국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그것이 다른 유로존 국가들로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영국 그리고 일본과는 달리 현재 유로존은 상당한 규모의 무역흑자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통화하기 하락이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유럽이나 일본의 가계, 기업은 미국, 영국에 비해 위험 자산 구입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금융기관들이 국채를 팔아서 생긴 자금 대부분을 BOJ에 다시 맡기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성향은 자산 가치 상승을 억제하여 자산 효과(wealth effect)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도록 한다.
이처럼 미국, 영국에 비해 유로존 경제는 유로화 약세 효과 외에 다른 효과는 충분히 누리기 어려운 상태에 있으며 유로화 약세 역시 무역흑자로 제한적일 수 있다.
게다가 그리스 사태로 인한 유로존 불안, 국가간 경계의 존재가 야기할 정책 효과의 불투명성, 향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남아있어 법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 확장적 재정정책이 동반되지 않은 점도 고려해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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