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는 말은 정성(精誠)이 지극(至極)하면 하늘이 감동(感動)한다는 말이다. 하늘이 감동하여 정성들인 일을 하늘이 이루게 해준다는 말이다. 정성을 다하면 아주 어려운 일도 순조롭게 풀리어 좋은 결과를 맺는다는 말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나 같은 말이다.
하늘을 감동시키려면 ‘정성’이 ‘지극하여야’ 한다. 먼저 ‘정성’이라는 말은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을 말한다. 다음으로 ‘지극하다’는 말은 더 할 수없이 극진(極盡)하다는 말이고 극진하다는 말은 마음과 힘을 다하여 애를 쓴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극하기 위해서는 마음과 힘을 다하여 애를 써야 하는데 어느 정도로 애를 써야 하느냐 하면 사람으로서 애를 쓸 수 있는 극한(極限-사람으로서는 더할 수 없는 마지막 限界)에 이르기까지(極에 이르기까지= 至極) 애를 써야 한다.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넘어서는 지경이 되면 ‘나’가 없는 경지(無我之境) 또는 ‘나’를 다 잊은 경지(忘我之境)에 든다. ‘나’라는 존재는 이기적인 욕심과 집착으로 똘똘 뭉친 망념의 존재(하늘 뜻을 거스르는 존재)이다. 이러한 ‘나’가 없으면 절대 순수인 하늘만 남는다. 그러니 애를 쓰는 그 마음(精誠)이 ‘나’를 벗어나 하늘에 닿는다. 하늘에 닿으니 하늘이 알고 동(動)하여 그 일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하늘을 감동시키려면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으로 힘을 다하여 애를 써야 한다.
무슨 일이나 정성을 다한다고 하늘이 감동할까? 아니다. 하고자 하는 일이 하늘 뜻(道理=順理)에 맞아야 한다.
하늘 뜻에 맞는 일이라 하여 정성을 다하여 이루거나 하늘 뜻에 맞는 것이라 하여 정성을 다하여 얻기만 하면 되는가? 아니다. 이루고 나서 사는 삶이 하늘 뜻에 맞아야 한다. 이루고 얻은 것을 하늘 뜻에 맞게 써야 한다. 만일에 이루거나 얻고 나서 욕심과 이기적인 집착으로 산다면 애써 이루고 얻은 것을 다 잃게 될 것이다(事必歸正). 이기적인 욕심과 집착은 하늘 뜻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거대한 댐으로 계곡의 물길을 막으면 물의 흐름(順理=하늘 뜻)을 거슬렀기 때문에 언젠가는 허물어져 원래의 물길을 되찾아 하늘 뜻에 맞게 흐르듯이.
사람은 이기적인 욕심과 집착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하늘 뜻을 거스르며 이기적으로 살 수밖에 없다. 일시적으로 이기적인 마음을 누르고 참을 수는 있어도 언제나 그 마음을 벗어나 하늘 뜻에 맞게 살 수가 없다. 늘 변함없이 하늘 뜻에 맞게 살려면 이기적인 마음을 버려야 한다. 이기적인 자기자신도 다 버려야 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버리는 방법이 없어 모든 사람이 하늘 뜻을 거스르며 살 수밖에 없었으나 최근에 그러한 마음과 자기가 실제로 버려지는 방법이 나와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