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道)에 이르는 길은 없다고들 한다. 그래서 어느 작가는 구도자(求道者)들의 구도(求道)의 삶을 ‘길 없는 길’ 이라는 제목으로 소설을 쓰기도 하였다. 막연하게 도를 찾기는 해야겠는데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구도자들이 없는 길을 찾아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았지만 도에 이르는 길을 찾지 못하였다. 길을 몰랐으니 도에 이르지도 못하고 헤매다가 끝났다.
또 이르러야 할 도(道)를 알지 못하였다. 막연하게 이러니 저러니 하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이르러야 할 곳도 모르고 가는 길도 몰랐으니 오리무중(五里霧中)일 뿐이었다. 도에 이르러보지 못했으니 막연히 사람이 가기에는 너무 멀게만 여겨졌다. 가야 할 곳이 어디에 있는지, 멀리 있는지 가까이 있는지 종잡을 수 없어 고생고생 헤매다 끝나곤 하였다.
끝까지 가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조금 색다른 곳에 이르렀다 싶으면 마치 끝까지 간 것처럼 내세우곤 하였다. 그러한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고 아리송하기만 하였다. 고래(古來)로 도를 이루었다 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말을 되풀이 하다 보니 도통한 사람은 으레 뜬구름 잡는 말을 하는 것으로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르러야 할 곳에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가는 길(방법)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애매모호한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제대로 끝까지 가본 사람이라면 가는 길을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말해줄 수 있을 것이고 사람들이 따라 나설 수 있도록 안내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또 안내하는 대로 따라 나선 사람들도 따라간 만큼 종착지를 향하여 왔고, 틀림없이 종착지로 다가가고 있음을 스스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끝까지 가지 못했으면서 마치 끝까지 간 것으로 착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개중에는 스스로 그러함을 알고 ‘세상을 많이 속였다’ 고 고백한 사람도 있다. 솔직하게 고백한 것으로 보아 그 사람은 남(도를 이룬 척하는 사람)보다는 높은 경지일 것이다. 스스로를 아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도(道)에 이르는 길은 원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수없이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다 운이 좋아서 요행으로 찾을 수 있거나 우연히 찾을 수 있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노력만 하면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도(道)는 인간세상의 것이 아니다. 인간세상(인간의 마음세상 – 虛像의 世上)을 넘어선 세상의 것이다. 도(道)는 ‘허상(虛像)의 세상’을 넘어선 ‘실상(實像)의 세상’이다.
누구나 도를 이룰 수 있는 때는 그저 아무렇게나 오는 것이 아니다. 우주의 만물만상이 나오는 때가 있듯이 우주의 때가 그러하여 누구나 도를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존재가 나타나는 때가 바로 그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