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하는 것에 완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해결책을 내 놓으면 그것은 해결되지만 부작용이 생겨 그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또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부작용을 해결하고 나면 그것 때문에 또 다른 부작용이 있어 다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처음에 해결하였다는 것 조차도 완전하게 해결된 것이 아니다.
인류가 지구에 나타난 이래 사람은 생활을 보다 안락하고 편리하게 주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내었지만 완전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약품을 개발하였지만 부작용이 없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처음에는 명약이 나왔다고 너도 나도 그것을 사용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부작용이 드러나 소리 없이 사라져갔다. 아직도 쓰이고 있다면 그것은 부작용이 있지만 그 약품을 대체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신 물질을 개발하여 사람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만들어 사용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으로 사람을 고통에 빠지게 하는 일들이 허다하다. 농약이 그러하고 닉켈, 카드뮴이 그러하다. 물질도 그러하지만 자연을 개조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크고 깊은 협곡(峽谷)에 거대한 댐을 만들어 생산되는 전기로 생활은 편리해지지만 환경이 파괴되고 기후가 변하여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지형과 기후의 변화와 교란된 생태계는 사람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인문환경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이 만든 사회시스템은 불완전하여 항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한 사회 내부의 갈등과 국가간의 대립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이 왜 불완전한가? 이 세상에 만물만상은 조화의 조건으로 나와서 완전한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존재한다. 그러므로 모든 현상은 상호관계에서 일어난다. 사람도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 만물만상의 하나이고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도 모두 만물만상과의 상호관계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사람은 가짐의 마음(욕심과 집착)을 가지고 자기중심적으로 살고 있어서 조화와 균형을 깨고 있다. 사람만을 위하기 때문에 조화와 균형이 깨질 수밖에 없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상호관계에서 발생하고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상호관계 속에서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해결이 불완전하다(조화와 균형이 깨진다). 또 인간이 아는 것은 미미(微微)한데 그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니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총체적인데 사람이 아는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서 문제를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내어놓는 해결책도 총체적이지 못하다.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사람은 자기의 마음세계에 빠져 살고 있다. 마음세계는 실제로 있는 세상을 사진 찍듯이 찍어서 마음에 담아놓은 허상(虛像)이다. 마음세계는 나만 있다고 생각할 뿐 없는 것이다. 없는 마음세계에 사는 ‘나’라는 존재도 허상의 존재이다. 사람은 허상세계에 사는 허상의 존재이기 때문에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은 불완전하다. 이것이 근원적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