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안다고 하는 것은 자기가 살면서 경험한 것밖에 모른다. 살아온 세월 동안 보고 듣고 배운 것 – 살면서 경험한 것, 그 이상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사람은 스스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 자기 중심적으로 보고 생각하고 판단한다. 사람위주로 생각한다.
이 땅에는 현재 60억에 이르는 사람이 있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제각각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서로의 생각이 다 틀리고 서로를 모르고 있다. 인류가 이 땅에 나서 살기 시작한 이래로 수 많은 사람이 살다 갔지만 그 어느 한 사람의 삶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지구 곳곳에 인간이 흩어져 집단을 이루고 살고 있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어서 집단과 집단 상호간에 상대방을 참으로 알지는 못한다. 이해한다고 하지만 자기입장에서 하는 것일뿐이다. 서로를 모르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사니 대립.갈등과 싸움이 그칠 날이 없다.
사람은 다른 존재의 삶과 그 의미를 모른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고 또 살다 갔지만 사람은 그들의 삶을 아는가? 모른다. 이 우주에는 수많은 다른 생물의 삶이 있고 또 오랜 세월 전에 나타나 살다가 사라진 생물의 삶이 있었지만 사람은 그것을 모른다. 그 삶이 어떠한 삶이고 그들의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모른다. 무한한 우주 허공에 셀 수도 없는 수많은 별들이 있지만, 또 아직 현대 과학이 밝혀내지 못한 존재가 무수히 많지만 사람이 아는 것은 너무 미미하여 아는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모래 한 알만큼 조금 아는 것이 아니라 모래 한 알만큼도 모른다.
사람이 인지(人智)가 발달하여 안다고 생각하는 것마저도 제대로 아는 것은 하나도 없다. 왜냐 하면 자기가 겪은 것밖에 모르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그 관점에서 바깥 세상과 만물만상을 보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자기만의 관념을 가지고 그 관념의 틀을 가지고 그 속에서 보기 때문에 똑 같은 것을 보더라도 열이면 열 사람 모두 다르게 본다. 인간의 입장에서 인간 위주로(자기중심적으로) 보고 알뿐 있는 그대로의 실체를 보지도 알지도 못한다. 어느 누구도 바로 보고 바로 아는 사람이 없다.
있는 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대로 알지 못하는 것은 자기의 관념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기의 관념이 푸른 색이라면 푸른 색으로 보일 것이다. 자기의 관념으로 보는 것은 있는 대로가 아니기 때문에 거짓이다. 있는 그대로를 내가 가진 관념 없이 볼 때 그것을 바로 볼 수 있다. 내가 가진 관념 없이 보아야 참(實)을 보고 참을 아는 것이다. 자기의 관념을 다 벗어나야 참을 보고 알 수 있다.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수행해 왔으나 참으로 관념을 벗어나지 못하였는데 과연 벗어나는 것이 가능할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