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거우면 온 세상을 다 즐겁게 보고 슬프면 세상을 온통 슬프게 봅니다. 즐거울 때에는 비가 와도 즐겁고 슬플 때에는 맑은 날씨조차도 슬프게 보입니다. 내가 즐거우면 ‘새가 노래한다’고 하고 슬프면 ‘새가 운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 박물관에 전시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다이야몬드를 한번 보고 나더니 되돌아와서 또 봅니다. 몇 번이나 보고 또 봅니다. 그 사람은 다이야몬드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넋을 잃고 보고 있습니다. 마음이 맑은 사람은 그 사람을 보고 ‘다이야몬드가 얼마나 아름답길래 저렇게 또 보고 또 보고 할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이야몬드전시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다이야몬드 전문 도둑은 ‘다이야몬드를 훔치려고 하는 나의 경쟁자’로 볼 지도 모릅니다.
평소에 일을 열심히 하던 사람이 허리를 다쳐 일을 피하는 것을 보고 게으른 사람은 일하기 싫어서 게으름 피운다고 생각합니다. 허리를 다쳐서 일을 할 수 없다고 해도 핑계 댄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게으름 피우는 사람을 보고 열심히 일하다가 잠시 쉰다고 생각합니다. 남에게 베풀 줄 모르는 인색한 사람은 남을 위해 돈을 쓰는 사람을 보면 돈을 헤프게 쓴다거나 돈이 많아서 저렇게 쓰지 합니다. 사막에서 물이 가득 찬 물병의 물을 마시다 보니 물이 반이 남았습니다. 긍정적인 사람은 ‘아직 반이나 남았구나’ 하고 기운을 차리지만 부정적인 사람은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 하고 걱정합니다. 흥부는 땅에 떨어져 다리가 부러진 제비 새끼가 불쌍해서 약을 바르고 붕대로 감아줍니다. 놀부는 제비 새끼의 멀쩡한 다리를 부러뜨립니다. 제비새끼는 마음 착한 흥부에게는 도와주어야 할 대상이고 욕심 많고 심술궂은 놀부에게는 부자가 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사람은 세상을 자기의 꼴 대로 봅니다. 상대방이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자기가 그러하기 때문에 그렇게 봅니다. 어떤 사람을 밉게 보는 사람도 있고 곱게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을 밉게 보는 것은 자기에게 미운 마음이 있어서 그 사람을 볼 때 그 미운 마음이 솟아올라서 밉게 보는 것이고 곱게 보는 것은 자기 속에 있는 고운 마음이 솟아올라서 곱게 보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도 보이고 저렇게도 보이는 상대방이 바로 자기의 모습입니다.
세상이 이래서 그렇고 세상이 저래서 저렇다거나 상대방이 이래서 밉고 저래서 곱다고 세상을 탓하고 상대방을 탓할 일이 아닙니다. 세상을 그렇게 보고 상대를 저렇게 보는 것도 모두 나의 꼴로 보고 또 그렇게 보이는 세상도 나의 꼴이고 저렇게 느껴지는 상대방도 나의 꼴입니다. 그러니 모두가 내 탓입니다. 사람은 이와 같이 모두가 내 탓인 줄 모르고 세상을 탓하고 상대 탓을 합니다.